`안중근, 아베를 쏘다` 김정현 지음 열림원 펴냄, 392쪽

역사속에 한국과 일본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신라시대 동해안의 잦은 왜구 침탈에서부터 임진왜란과 한일합방의 역사를 거쳐 현재 아베정권에까지 계속이어지고 있다.

일본과 접하고 있는 경북동해안은 이런 역사의 현장이 곳곳에 남아 있다. 장기읍성은 왜구의 침탈을 피해 관아와 주민들이 피신했던 곳이다. 구룡포 일본인 거리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집단으로 이주, 동해안의 각종 어자원을 침탈해 갔던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일본인들은 독도에서 강치를 노략질 해갔고 현재 아베정권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역사 왜곡을 시도하고 있다. 심지어 위안부 인정 거부를 비롯해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영주가 고향으로 전직 경찰관출신의 작가 김정현씨가 일본 현직 아베 총리를 직접 겨냥해 비판한 소설을 내놔 주목을 받고 있다.

소설 `아버지`의 작가로 유명해진 김정현은 역사와 판타지를 결합한 `안중근, 아베를 쏘다`(열림원)를 출간했다.

역사적 고증과 치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안중근을 재탄생시킨 소설이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가 `테러`가 아닌 `의거`임을 역사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시점에서 테러리스트라고 단정지은 아베 총리의 발언과 함께 아베 앞에 나타난 안중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은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역사 이야기를 다룬 1·2부, 안중근이 아베 총리를 사살하는 허구적 상상력을 가미한 3부로 구성된다. 역사적 인물 안중근이 회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쏠 수밖에 없었던 15가지 이유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소설을 쓰기 위해 지난 3년간 중국에 체류하면서 역사 연구에 천착해왔다. 안중근이 거사 후 뤼순 감옥에서 쓴 `안중근 자서전`, 수사와 재판 당시 신문과 공판 기록을 꼼꼼히 살펴 이야기 속에 녹여냈다.

 

▲ 작가 김정현

김 씨는 “애초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10월 26일에 즈음해 출간할 계획이었으나 출판사와 협의를 통해 광복절을 앞두고 출간하는 것으로 앞당기게 되었다”며 “짧은 시간 내에 책을 마무리하는 게 쉽지 않았으나, 그간 중국 체류시 고증과 역사 연구를 충실히 해온 덕분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었던 건 안중근이 영웅이기 이전에 평범한 인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이 같은 문제의식 하에 영웅 이전에 한 명의 평범한 인간으로서 식민지 하의 아픔 속에서 겪었던 그의 고뇌와 좌충우돌을 담아냈다.

김 씨는 “평범한 사람이 그 같은 영웅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며 “경고가 아닌 반성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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