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흥해 용연지 하류 일부 논바닥 쩍 갈라져
용수 대부분 끌어다 쓰는 상류쪽과 크게 대조
전국이 무더위와 가뭄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일부 벼논이 농업용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3일간 낮 최고기온이 34~36℃를 오르내렸던 27일 오후, 이날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로 무더위가 포항을 강타하고 있었다.
특히 벼농사 지역이 몰려 있는 흥해읍의 망천리를 비롯한 곡강천 하부지역 일부 벼논에서는 푸르게 익어가는 벼와는 대조적으로 논은 바닥을 드러낸 채 쩍쩍 갈라져 있었고, 농민들은 속수무책으로 이런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한 농민은 “저수지에 물을 가둬놓고 방류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며 “논이 말라가는데 농어촌공사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같은 상황은 대부분의 논들이 흥해를 관통하는 곡강천 상류의 용연저수지에서 용수를 공급받기 때문.
농업용수 부족이 우려된 지난 26일 이미 농어촌공사는 곡강천으로 용연저수지의 물을 방류하고 각 수로(간선)별로 물을 지급했지만, 상류 쪽의 농민들이 물을 대부분 끌어가면서 하류 쪽까지 저수지의 물이 도착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 같은 시각 흥해읍 북송리의 한 벼논에는 충분한 물이 공급돼 있어 하류 쪽의 바싹 마른 논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는 하천에 양수기를 설치하고 물을 공급하는 등 충분한 방류를 하고 있어 지역별로 차이가 나고 있지만 대부분 2~3일 내로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지사 관계자는 “상류지역에 충분한 물이 공급됐다고 판단해 잠근 수로를 지역 농민들이 임의로 열어놓아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용수공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며 가동 중인 양수기를 이용해 2~3일 안에 모든 지역에 공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