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흥해 용연지 하류 일부 논바닥 쩍 갈라져
용수 대부분 끌어다 쓰는 상류쪽과 크게 대조

▲ 곡강천 하류의 바닥을 드러낸 논(왼쪽)과 물이 충분히 공급된 상류지역의 논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국이 무더위와 가뭄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일부 벼논이 농업용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3일간 낮 최고기온이 34~36℃를 오르내렸던 27일 오후, 이날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로 무더위가 포항을 강타하고 있었다.

특히 벼농사 지역이 몰려 있는 흥해읍의 망천리를 비롯한 곡강천 하부지역 일부 벼논에서는 푸르게 익어가는 벼와는 대조적으로 논은 바닥을 드러낸 채 쩍쩍 갈라져 있었고, 농민들은 속수무책으로 이런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한 농민은 “저수지에 물을 가둬놓고 방류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며 “논이 말라가는데 농어촌공사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같은 상황은 대부분의 논들이 흥해를 관통하는 곡강천 상류의 용연저수지에서 용수를 공급받기 때문.

농업용수 부족이 우려된 지난 26일 이미 농어촌공사는 곡강천으로 용연저수지의 물을 방류하고 각 수로(간선)별로 물을 지급했지만, 상류 쪽의 농민들이 물을 대부분 끌어가면서 하류 쪽까지 저수지의 물이 도착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 같은 시각 흥해읍 북송리의 한 벼논에는 충분한 물이 공급돼 있어 하류 쪽의 바싹 마른 논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는 하천에 양수기를 설치하고 물을 공급하는 등 충분한 방류를 하고 있어 지역별로 차이가 나고 있지만 대부분 2~3일 내로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지사 관계자는 “상류지역에 충분한 물이 공급됐다고 판단해 잠근 수로를 지역 농민들이 임의로 열어놓아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용수공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며 가동 중인 양수기를 이용해 2~3일 안에 모든 지역에 공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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