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불빛축제 등 여름 관광객 몰려올텐데…
시내 곳곳서 차선 점령
극심한 교통혼잡 유발
주정차구역 확대 등
대안 없이는 단속도 한계

▲ 포항 시외버스터미널 주변 불법 주정차 단속구역에 수십대의 택시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포항국제불빛축제를 앞두고 수많은 관광객의 유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포항시가 택시 불법 주정차로 인한 교통 혼잡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포항국제불빛축제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24일.

포항에서 평소 많은 교통량을 자랑하는 곳인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은 이날에도 휴가를 맞이해 포항을 찾은 관광객은 물론 인근 대형매장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

사람이 몰리다보니 자연스레 택시수요도 높아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택시를 잡아타는 이용객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으며 그 덕분인지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은 수십대의 택시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택시 차량이 터미널 바로 앞에 지정된 정차 구간 외에도 맞은 편 도로의 단속 구역에 불법 정차하고 있어 주변 교통혼잡을 유발하고 있는 것.

차선 하나를 그대로 차지하고 서 있는 택시로 인해 지나는 차들이 한 차선으로 몰리며 쉴새 없이 경적을 울려댔고, 수분 간격으로 계속 정차하는 버스도 엉키면서 일대는 신호가 바뀔 때마다 무질서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런 고질적인 상황에는 포항시의 불법주정차 단속도 무용지물이었다. 때마침 불법 주정차 단속 차량이 나타났지만 택시 기사들은 이를 비웃듯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가 한 바퀴 돌아 다시 단속 구역에 정차하는 일을 반복했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죽도시장 앞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시장 맞은편에도 불법 주정차한 택시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어 일대의 교통혼잡을 유발하고 있었다.

죽도시장 상인 양모(55)씨는 “시장 앞은 사람과 자동차가 가장 많고 혼잡한 구역이다. 편도 2차선 도로에서 택시들이 아예 차선 하나를 점령하고 있어 하루종일 빵빵거리는 경적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런 주정차에 문제에 대해서 택시 기사들은 불법인 것은 인정하지만 사정상 별다른 대안이 없다며 반박했다.

정당한 주정차를 할 수 있도록 지정정차 구역을 늘여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

택시기사 A씨(68)는 “택시 영업의 특성 상 이동하는 시간보다 주정차하는 시간이 더 많아 주정차 구역이 더 필요하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대해 포항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불법 택시 주정차 단속에 힘쓰고 있지만 택시 기사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 강경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축제기간에는 구청과 함께 특별 대책을 마련해 택시 불법 주정차로 인한 교통 혼잡이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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