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예결특위, 교육청 안전예산 86억 모두 삭감
교원명퇴수당·계약직교원 인건비 등 당초보다 증액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대구시교육청의 안전예산을 통째로 삭감해 물의를 빚고 있다.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규학)는 지난 23일 밤늦게까지 진행된 대구시교육청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애초보다 1천406억원(5.8%)이 증액된 2조5천718억원을 확정하면서 학교시설 안전과 관련된 예산 등 86억원을 삭감한 채 확정했다.

특히 시의회 교육위원회측이 학생 안전과 관련된 예산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의견을 100% 반영해 예결특위에 넘겼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세월호 침몰참사 100일을 맞아 학생 안전 관련 예산확보가 시급함에도 예결특위는 학교폭력 예방 2천428만원, 학교출입문 개폐시설 설치 15억원, 학교시설증개축 4억138만원, 심장제세동기 구입 4억3천만원, 소방시설 개선비 16억원, 학교시설개선비 38억5천808만원 등 안전예산을 중심으로 모두 86억원을 통째로 삭감했다.

이에 반해 대구시의회 예결위는 삭감한 예산을 교원(사립포함) 명예퇴직수당 60억원과 계약직교원 인건비 10억원, 노후 화장실 개선 15억원 등 75억원으로 증액해 안전보다는 퇴직수당 등에 더 많은 배려를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여기에다 학교시설개선비의 경우 노후 담장이나 노후 시설물 등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예산임에도 당초 예산 47억여원에서 38억원이나 삭감하는 대신 집행부 측이 편성도 하지 않은 노후화장실 개선비 15억원을 증액하는 편법까지 동원했다.

또 학생들이 학교현장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경우 생명을 담보할 심장제세동기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대구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노후 화장실 문제는 연차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으며 안전문제에 비해 긴급한 예산도 아니다”면서 “학생 안전에 직결되는 예산은 뭉퉁이로 삭감하고 대신 화장실이나 더 고치라는 의원들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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