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미술관 초헌미술상 수상 작가전
9월28일까지 `풍경의 미학, 박상현` 展
동양적·자연 체험적 풍경화 10점 전시

▲ 제주의 봄

초헌미술상 수상 화가의 화폭에 담긴 아름다운 예술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포항에서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여름에 보는 설경, 탁 트인 바다,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는 풍경화를 감상하면서 무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다. 예술가의 붓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 사계절 풍경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초헌미술상 수상작가전`으로 `풍경의 미학, 박상현`전을 오는 9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초헌미술상은 포항출신으로 한국미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초헌 장두건 선생의 작품세계와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박상현 작가는 2013년 제9회 수상작가로 선정됐다.

박상현은 자연에서 느껴지는 서정적인 정취를 화폭에 생생하게 담아내는 자연주의 풍경화를 추구하는 작가이다.

 

▲ 영주 가는 길
▲ 영주 가는 길

이번 `풍경의 미학, 박상현`전은 자연 풍경을 현장감 넘치게 담아낸 체험적 풍경화 10점을 전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현대 사진이나 미디어의 힘을 빌려 자연의 표피만을 재현하는 풍경화가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감성을 채집하고, 그 여운들을 다시 곱씹으며 마음이 동할 때 작업에 임하는 작가의 작업 성향이 잘 배어 난 작품들로 구성됐다.

박상현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있다. 그는 한국의 어느 땅에서나 봤음 직한 나무와 풀, 청명한 하늘, 그리고 그 향기가 전해질 것 같은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냄으로써 한국적 정서의 고요함과 담백함을 전달한다.

그의 작품은 손만 닿으면 산과 바다,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청량한 맑은 공기가 그대로 뿜어져 나오는 듯한 청아한 미감이 독특하다. 이는 부지런한 작가의 작업태도에서 얻어지는 결과물이다. 그는 틈만 나면 짐을 꾸려 혼자서 전국을 여행하며 현장에서 숙식하면서 자연의 심상을 온몸에 적신다. 이러한 감성이 차곡차곡 쌓인 그의 마음과 정신이 그대로 스케치북이 되는 셈이다.

 

▲ 박상현 작가
▲ 박상현 작가

박상현은 대체로 원경에 중점을 두면서 넓은 배경의 풍경 구도를 즐겨 사용한다. 이러한 구성 방식은 작품 앞에 선 관람자로 하여금 묵상의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즉 원경의 넓은 배경은 관람자에게 정신적인 여백을 제공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그래서 화폭에 자연을 가득 채웠지만, 오히려 그것들은 동양적인 여백의 아름다움을 연상하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작품은 더는 채울 것이 없는 궁극적인 비움의 미, 즉 동양적 정신을 드러낸다. 박상현 작가는 경산 와촌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미술대학을 마쳤다. 전통을 중시하는 영남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접하며 성장한 작가는 예민한 감수성으로 한번 스쳐 간 이미지는 오랫동안 가슴 속에 저장해두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자연의 위대함과 숭고함에서 한국적 정신을 찾으려는 박상현 작가는 대학 시절부터 `한국적 정신`을 예술적 화두로 삼았으며, 이러한 자연에 대한 탐구는 생생한 현장감과 더불어 고요함이 감도는 명상적인 풍경화로 드러난다. 이는 대상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풍경화와는 다른 정신성이 엿보이는 동양적 풍경화이다.

사물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구상회화가 현대미술에 비해 다소 새롭지 못하다고 느껴지는 추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박상현 작가는 꾸준하게 자연 풍광을 담아내며 서정적인 그림들로 관심을 받고 있다.

 

▲ 불영계곡
▲ 불영계곡

이번 전시회는 이러한 작가의 성실함과 작품의 예술성을 보여줌으로써 초헌미술상의 위상을 더욱 높여 주고 있다.

관람문의 : 포항시립미술관(www.poma.kr/Tel. 054-250-6000).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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