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운하서 포항 미래를 묻다

▲ 경인항 인천여객터미널에서 바라본 갑문의 모습.

경인운하 아라뱃길은 한강과 서해를 안전하면서도 빠른 뱃길로 연결한다. 아라뱃길 개척은 800년 전 고려 무신정권 때 최초로 시도됐다. 당시 지방에서 거둔 조세를 중앙으로 운반하던 김포와 강화도 사이의 조운항로가 매우 험해 사고가 빈번하고 밀물 때만 운항할 수 있는 불편이 있었다. 당대 최고 실권자였던 최충헌의 아들 최이가 인천 앞바다와 서울 한강을 직접 연결하기 위한 운하를 우리 역사상 최초로 건설하려 했으나, 원통현 400m 구간의 암석층을 뚫지 못해 결국 운하건설 시도는 실패했다. 그 이후 조선 중종 때 김인로나 근대 이후까지 간헐적으로 운하건설이 추진됐으나, 기술의 한계와 주변 지역의 급격한 도시화 등에 의해 중단됐다.

그러다 1987년 굴포천 유역의 대홍수로 대규모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자 홍수량을 서해로 방류하기 위한 14㎞의 방수로를 건설하는 굴포천 치수대책이 수립됐다. 이에 더해 방수로 시작점에서 한강 쪽으로 4㎞ 구간만 조금만 더 연결하는 운하를 건설하면 평상시에도 물류, 레저 등 다양하게 물길을 이용할 수 있게 돼 홍수방지에 운하기능이 더해진 경인운하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그간 환경단체의 반대와 경제성 논란으로 사업이 수년간 지연됐으나 경인운하 사업계획 및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를 거쳐 2009년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2012년 5월 마침내 경인아라뱃길이 정식 개통했다.


2012년 5월 인천 서해~서울 한강간 18㎞ 개통
물류수송체계 개선·교통난 완화·대기오염 줄어
도심 속 수상레저·자전거 메카로… 갈수록 인기
아라폭포·낙조 등 수향8경 구경 재미도 `쏠쏠`


■ 글 싣는 순서

① 포항운하 발자취
② 포항운하의 현재
③ 국내 최초 경인운하
④ 경인운하 운영 현황
⑤ 프랑스 파리 생마르탱 운하
⑥ 프랑스 도시계획 전문가 진단
⑦ 포항운하의 문제점
⑧ 포항운하의 발전 방향

□ 아라뱃길의 목적은 치수

아라뱃길의 본 목적은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치수였다. 급속하게 도시화가 진행된 굴포천 상류지역(인천시 계양구, 부평구, 부천시 등)은 하천 범람으로 해마다 홍수피해가 발생하던 지역이었으나, 경인 아라뱃길로 인해 굴포천 유역은 더는 홍수피해 걱정 없는 안전한 생활터전으로 탈바꿈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7월과 2012년 7월 굴포천 유역에 많은 비가 내렸으나, 기존의 한강을 통한 홍수량 배제 대신 경인 아라뱃길을 통해 빗물을 전량 서해로 배제해 유역 저지대 홍수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352㎜의 강우량을 기록했던 2011년 7월에는 아라뱃길로 인한 수위저감이 2.93m였고 179㎜의 강우량을 기록한 2012년 7월에는 1.40m로 나타났다. 이는 평상시 주운수로로 활용하고, 홍수 때 방수로로 활용하는 아라뱃길이 홍수처리 역할을 충분히 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 치수에 더해진 물류운송과 레저

경인아라뱃길은 홍수방지 기능에 더해서 물류운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도로 운송 화물을 친환경 뱃길 운송수단으로 전환함으로써 수도권 물류수송체계 개선 및 도심의 교통혼잡 완화, 물류비 절감, 대기오염 저감 등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을 구축했다. 뱃길 주요시설로는 폭 80m, 수심 6.3m의 주운수로와 서해와 한강 측에 2개소의 갑문 및 항만(경인항) 시설이 있다.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뱃길 운송은 연료효율이 철도의 2.5배, 도로운송의 8.7배 수준이다.

또한 아라뱃길은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수상레저의 메카다.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에 있는 아라마리나는 갑문 조작을 통해 사계절 일정수위가 유지되는 안정한 수상환경을 제공한다. 게다가 요트정비소, 주유소, 계류장, 클럽하우스 등의 지원시설을 두루 갖춘 수상레저 One-Stop Service를 제공하고 있어 큰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수도권에서 딩기요트와 크루즈 요트 등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아라마리나의 요트스쿨에서는 단순 체험과정부터 고급 면허과정까지 단계별 이론과 실기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 한강부터 아라뱃길을 통해 서해까지 요트를 타고 항해할 수 있어 요트 마니아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각종 축제의 장소로도 아라뱃길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12년 5월 25일 아라뱃길 정식 개통 이후 2013년 말까지 437만명이 아라뱃길을 방문했으며 뱃길 주변 수향8경과 파크웨이를 중심으로 한 수변공간에서 연중 다양한 문화레저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2년 K-pop공연, 락 페스티벌 등에 수만명이 다녀갔고 2013년 한해동안 뱃길에서는 190여회의 문화이벤트가 열렸다. 특히 2013년 5월에는 `제1회 아라문화축제`가 열려 카누마라톤대회, 드래곤보트대회, 자전거대회, 요트대회 등 뱃길 고유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이색 체험축제가 진행됐다.

김포예술제, 서곶문화예술제와 같은 지역주민들이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예술제도 개최되며, `국민과 함께하는 아라뱃길 문화만들기`라는 취지로 대학생들이 제작한 조각작품이 전시된 조각공원이 새롭게 조성돼 방문객들에게 작품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는 예술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경인아라뱃길의 전체 모습을 나타낸 조감도.                                                                                                                                                                                                                          /K-water 제공
▲ 경인아라뱃길의 전체 모습을 나타낸 조감도. /K-water 제공

□ 국제적 명소, 아라자전거길과 수향8경

뱃길 양안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아라자전거길)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자전거팀도 자주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자동차의 간섭을 받지 않고 쾌적한 환경으로 달릴 수 있는 아라자전거길은 공항철도 검암역과 계양역이 연결돼있고 뱃길 곳곳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서 누구든 쉽게 찾아와 자전거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아라자전거길은 한강자전거길과 연결돼 부산 낙동강하구둑까지 633㎞로 이어지는 국토종주 코스의 출발구간이라 자전거 애호가들의 필수코스가 되고 있다.

아라 자전거길에서는 매월 크고 작은 자전거 관련 행사가 열리는데 2012년 4월에는 세계적 자전거 경기인 Tour de Korea 경기가 아라뱃길에서 진행됐고 2013년 6월과 10월에는 각각 `가족사랑 아라자전거 대행진`행사와 `2013 국제 바이크 캠핑 축제`가 열려 수천명의 국내외 자전거 동호인들이 자전거 라이딩과 더불어 캠핑, 공연 등 행사에 참여했다. 6월 열린 `코리아 데모라이드 in 아라뱃길`행사에서는 국내외 유수의 자전거 완성차 업체들이 참가하는 신차 전시 및 체험행사가 열리는 등 아라뱃길은 그야말로 자전거의 메카로 거듭나는 중이다.

수향8경은 뱃길을 따라 아라뱃길을 대표하는 8개의 아름다운 수변 풍광을 경관거점으로 조성해 놓은 곳으로, `수향`이란 물길이 아름다운 지역이나 하천주변의 마을을 의미한다.

4곳의 권역으로 나눠져 있는 수향8경은 `인천권역`에 서해섬과 서해낙조 등 바다경관을 테마로 한 수향1경, 개발 이전 서해의 섬을 주제로 한 `아라빛섬`과 장보고선단의 출항 이미지를 컨셉으로 하는 인천터미널의 수향2경이 있다.

`시천권역`에는 검암-검단 신도시를 이어주는 도시워터프론트로서 만남·공연 등의 장소인 시천가람터가 수향3경으로, 높이 45m, 너비 150m의 국내 최대규모 인공폭포인 아라폭포와 직경 46m, 높이 45m의 원형 전망대인 아라마루가 위치한 아라계곡이 수향4경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계양권역`에는 뱃길과 김포들판을 배경으로 한국적 풍취를 느낄 수 있는 `전통`을 주제로 한 테마공간인 수향원이 수향5경으로, 홍수조절을 위한 천변저류지를 활용한 20만㎡의 대규모 생태공원인 두리생태공원이 수향6경을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 `김포권역`의 수향7경은 경인항을 배경으로 수변문화광장, 마리나, 요트스쿨, 수상레저 체험장, 유람선 선착장 등으로 유명한 김포터미널 주변 친수경관이, 수향8경으로는 아라뱃길과 만나는 파노라마 경관을 테마로 한강이 선정돼 있다.

■ 경인아라뱃길 시설개요

사업기간 : 2009 ~ 2014년

사업비 : 2조 6천759억원

시행주체 : K-water(한국수자원공사)

구간 : 인천 서구 오류동(서해) ~ 서울 강서구 개화동(한강)

주운수로 : 18km(폭 80m, 수심 6.3m)(방수로 14.2km 포함)

터미널 : 인천 258만㎡, 김포 175만㎡(물류단지 포함)

횡단교량 : 횡단교량 14곳

경관도로 : 15.6㎞(폭 30.6m, 왕복 2차선)

자전거도로 : 41.3㎞(폭 5~8m)

친수경관시설 : 수향8경, 파크웨이, 선착장, 포켓파크 등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