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학기제 현장체험의 일환으로 경주 임실치즈스쿨에 방문한 포철중 학생들이 치즈를 길게 늘이며 신기한 표정을 짓고 있다.

포철중 올 연구학교 선정
특강 듣고 28곳 직업체험
사제동행 프로젝트 `인기`
교사는 자기계발 기회로
전국 우수사례 손꼽혀
벤치마킹 방문객 이어져

글 싣는 순서

① 자유학기제 도입배경과 진행상황
② 연구학교 운영사례<1> 학생 적성과 꿈 찾는 맞춤식 교육방향
③ 연구학교 운영사례<2> 학생 참여와 활동 유도하는 수업유형
④ 자유학기제 문제점과 개선방안

□ 전국 최대규모 학교의 새 도전

경북 최고의 명문사학인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포항제철중학교는 2014학년도 1학기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로 선정돼 지역에 또다른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철중의 자유학기제 도입을 앞두고 학교 내·외부에서는 전체 51학급 1천725명의 학생이 수용하고 있는 전국 최대규모 학교에서 이 제도를 원활히 이행할 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자유학기제 연구가 막바지에 이른 현재 포철중은 우수사례로 손꼽히며 전국 각지에서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힘을 모아 이전까지 이뤄지고 있던 정형화된 교육에서 탈피해 새로운 교육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학생은 스스로 자신의 적성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경험을 통해 진로탐색능력을 신장하고, 교사는 새로운 지도방안을 연구하면서 자기계발의 기회를 갖는 `교학상장`의 교육철학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 꿈과 끼를 찾는 맞춤형 교육

지난 3월 3일 자유학기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포철중은 2학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중점모형 4가지 모두를 운영하는 통합모형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학생의 적성과 꿈을 찾는 맞춤식 교육방향의 일환으로 지난 4월 22일 대구대학교 오정숙 교수를 초빙해 전문가초청 특강 및 롤모델 발표대회를 실시했다.

학생들은 발표를 통해 자신의 롤모델은 누구인지와 어떤 이유로 선정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4월 말부터는 자유학기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선택적 진로·직업체험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직접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체험현장 28곳을 선정한 뒤 학생들에게 직접 선택권을 부여,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40명의 인원으로 나뉘어 진로선택을 위한 체험활동을 펼쳤다.

몇몇은 기상대를 찾아 기상예보관이 어떤업무를 하는지, 기상관측기구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봤고, 방송국을 방문한 학생들은 뉴스센터를 견학하고, 방송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지난 5월 21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경주 임실치즈스쿨에서 열린 현장체험에서는 치즈의 원료가 되는 우유를 뽑아내는 과정에서부터 치즈를 가공해 직접 피자를 만드는 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체험을 펼쳐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지역의 공공기관, 기업체, 대학, 병원, 상가 등 학생 개개인이 평소 꿈꾸던 직업에서 몸담고 있는 롤모델에 대해 공부했다.

□ 학생과 교사가 함께 가는 길

포철중이 진행한 학생 참여프로그램 중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활동은 지난 5월 열린 사제동행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평소 멀게만 느꼈던 담임교사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솔직한 감정표현을 통해 좁히는 소통의 장이었다.

학생들은 나와 타인 간의 다른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고유성을 확인하는 `자기와 타인 이해하기`, 케익 하나를 30여명의 학급 구성원들이 나눠먹으며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갖는 `마음 헤아리기`, 담임교사의 본을 떠 그림을 그린 뒤 말풍선을 만들어 장점을 적는 `우리 쌤(선생님)은 이런 분이에요` 등 활동으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이지혜(2년) 학생은 “처음에는 사제동행 프로젝트라고 하길래 체험학습에서 흔히하는 촛불의식처럼 뻔한 내용이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이번 활동은 그동안 분위기와는 달리 편안하게 마음 속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방순길 교사는 “이전에는 수업진도에 쫓기다보니 학생들과 속마음을 털어놓고 대화할 기회가 너무 적어 아쉬웠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과 보다 친밀해 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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