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기간중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살인사건을 비롯해 교통 사고, 산불 등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특히 재결합을 원하지 않는 아내와 아들을 흉기로 폭행하고 자신은 자살하는 등 조상의 은덕에 감사하고 뿌리를 찾아보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 가정의 소중함을 경시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70여년만의 한파가 몰아친 이 기간동안 2천여건 이상의 수도관 동파·동결 사고가 발생,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는가 하면 265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 8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부상을 입는등 즐거워야 할 명절을 거꾸로 지낸 시민이 많았으며 팔공산에서는 산불이 일어나 임야 5㏊ 가량을 태운 뒤 20시간만에 진화되기도 했다.

▲각종 사건사고

지난 22일 새벽 3시 10분께 포항시 남구 해도동 정모씨(52·여) 집에서 정씨의 전남편인 박모씨(54·무직)가 찾아와 재결합을 요구하다가 정씨와 둘째 아들(27)의 머리를 흉기로 때려 크게 다치게 하고, 자신은 극약을 먹고 숨졌다.

이날 오후 7시15분께는 안동시 송현동 송현1주공아파트 앞 도로에 주차해 있던 경북 83아 8742호 5t 화물트럭(운전사 김병대·43)이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경사진 도로 10여m를 미끄러져 내려와 세배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김모양(7)이 트럭에 깔려 숨지고 언니(11)는 부상당했다.

24일 오후 4시40분께 대구시 북구 읍내동 대동교 아래 하천 얼음 위에서 놀던 권모군(8)이 얼음이 깨지면서 깊이 2-3m의 웅덩이에 빠져 숨졌다.

또 함께 놀던 윤모군(9)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행히 큰 상처는 입지 않았다.

또 이날 오후 3시 20분께 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 가정집에서 불이나 9살된 남자아이가 연기 질식으로 인해 의식불명됐다.

이날 오전 4시50분께는 대구시 동구 효목동 모 찜질방에서 이모씨(74·여) 등 손님 30여명이 구토와 어지럼증 등 질식증세를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동파·동결사고

70여년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면서 경북, 1천300여건, 대구 500여건의 수도관 및 계량기가 동파되거나 얼어붙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오전 2시께 대구시 북구 칠성동 대구역사 3층 대합실과 롯데백화점 4층 사이 스프링클러 배관이 얼어 터지면서 1시간여동안 대합실 바닥이 물바다로 변했다.

이 때문에 5개 승강장 중 3개 승강장 입구의 출입이 통제되고 열차 시각을 알리는 전광판 8개도 고장 났으며 바닥에 남이 있던 물이 얼어붙어 승객들이 미끄러지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25일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21일부터 시작된 5일간의 연휴기간 동안 수도계량기 동파신고는 372건, 동결은 120건으로 대구지역에서만 무려 500여건의 동파, 동결피해를 입었다.

경북도도 설 연휴동안 수도계량기동파 1천48건, 수도관동파 85건 등 총 1천133건의 동파사고가 발생해 도가 교체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파피해가 거의없는 포항에서도 수도관?계량기등의 동파신고가 잇따랐다.

포항시 상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100여건 동파사고가 접수된데 이어 24일에도 100여건이 접수되는등 혹한피해가 200여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23일 포항시 남구 연일읍 모아파트의 경우 기습한파로 인해 배수구가 얼어붙으면서 빨래를 하고 버린 물이 역류해 1, 2층 주민이 물벼락을 당하는등 큰 불편을 겪었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 개인주택에 사는 김모(38)씨는 24일 밤에 고향에서 돌아왔다가 수도관이 얼어터져 밤새 추위에 떨기도 했다.

▲산불

24일 오후 대구시 동구 동내동 초래봉에서 발생한 산불은 임야 5㏊ 가량을 태운 뒤 20시간여 만인 25일 오전에 진화됐다.

불은 24일 오후 1시 30분께 초래봉 6부 능선 부근에서 발생해 임야 2㏊가량을 태운 뒤 오후 4시 30분께 큰 불길이 잡혔으나 산세가 험하고 날이 어두워진 데다 강풍이 불어 진화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가 25일 아침 재개됐다.

소방 당국과 대구 동구청 직원 등 1천200여명은 전날에 이어 25일 오전 6시30분께 현장에 다시 투입돼 막바지 진화 작업에 나서 오전 9시 45분께 잔불 진화를 완료했다.

경찰은 등산객이나 성묘객의 실수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 중이다.

/권종락·최성윤·김동진기자

kwonjr@kbnews.co.kr

sychoi@kbnew.co.kr

djkim@kbnews.co.kr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