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곡동 일대 고급주택 4채·임야 등 수천평 보유
오대양사건때 세모그룹·구원파 밀착관계 드러나

▲ 1980년대 한강 유람선을 운영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1990년대 세모그룹을 설립했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은 그룹이 한강 유람선 사고 후 경영난으로 1997년 부도가 나자 1999년 세월호를 운영하는 선박회사 청해진해운을 세웠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한국의 억만장자 사진작가 '아해'가 유 전 회장과 동일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① 지난 1984년 유 전 회장(오른쪽)이 세모 전신인 삼우 트레이딩 부천공장을 방문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작업광경을 지켜보는 모습. ② 삼우트레이딩 간부합숙훈련때 기념촬영사진. ③ 지난 1992년 4월 17일 세모 사기사건 선고공판에 참석하는 유 전 회장. ④ 오대양사건과 관련해 대전지검에서 조사를 받는 유 전 회장. ⑤사진작가 '아해'로 활동하는 유 전 회장. /연합뉴스DB

검찰이 세월호의 실제 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전방위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4면> ◇유병언 일가 `거점' 전면 수색

인천지검 세월호 선사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3일 오전 유 전 회장 일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구원파 관련 종교단체에도 수사관들을 보냈다.

구원파는 1960년대 유 전 회장의 장인인 고 권신찬씨가 설립했으나 이후 종파가 셋으로 분열됐다. 이 가운데 유 전 회장을 따르는 조직인 기독교복음침례회는 2만여명의 신도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 일가가 이끄는 계열사 고위 임원 대부분은 물론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 상당수도 구원파 신도로 전해졌다.

검찰은 횡령·배임·탈세·분식회계·재산은닉 등 사실상 모든 혐의를 샅샅이 들여다볼 태세다.

◇`세모그룹' 재건·일가 재산증식 집중 추적

검찰은 세모그룹이 1990년대 후반 부도 이후 재건되는 과정과 수천억대에 이르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형성을 집중 추적해 불법행위를 캐낼 방침이다. 세모유람선으로 널리 알려졌던 세모그룹은 1997년 8월 재무사정 악화로 부도처리됐다. 부도 직전 분사된 세모해운을 인수한 회사가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다. 이 회사는 1999년 2월 개인주주들 자본금 34억원으로 설립됐다.

현재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는 2005년 7월 세모그룹 모회사인 ㈜세모의 조선사업부 인수로 설립됐다. 2007년 유 전 회장의 두 아들 대균(44)·혁기(42)씨 등 일가가 주축이 돼 설립한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천해지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그룹이 사실상 재건됐다. 10여 개인 계열사를 거느리게 되는 과정에서 자금 출처는 어디인지, 편법증여나 탈세가 이뤄졌는지가 우선 수사대상이다.

두 아들을 비롯한 일가의 국내 재산은 2천400억원대다. 일가는 염곡동 일대에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 명의로 된 2층자리 단독주택을 포함해 최소 4채의 주택과 인근 임야 등 수천평의 땅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프랑스 현지 법인 `아해 프레스 프랑스'를 비롯한 13곳의 해외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재산 국외유출이나 은닉 혐의가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세모그룹 해외법인의 자산가치는 1천억원대로 추정된다.

◇`기인' 유병언 전 회장은=유 전 회장은 1987년 경기도 용인의 한 공장 건물 천장에서 구원파 신도 32명이 집단 변사체로 발견된 이른바 `오대양 사건'의 배후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교리를 미끼로 신도들에게 11억원대의 사채 사기를 친 혐의로 구속됐다.

종교인이자 기업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오대양 사건 관련 수사와 세모그룹이 운영하던 한강 여객선 침몰 사고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두 아들을 통해 그룹을 재건하고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아해'라는 가명을 써 `억만장자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등 기행을 계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