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때가 가까워지면 `수상한 일'들이 자주 눈에 띈다. 각종 기공식들이 선거기에 봇물을 이루는 것은 고전적 수법이다. “여기 저기 기공식이 벌어지면 선거때가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 “건널목 저쪽에서 나를 알아보고 인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거기가 온 것이다”등등 `선거기 증후군'이 나타나는 것이다. `기공식 수법'은 이미 유권자들이 눈치를 채기 때문에 한물갔고, 수 년전부터 등장하는 수법이 `시상 혹은 공로상·표창장 수여' 방식이다. 평소 별 면식도 없던 입후보자로부터 “공로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통고가 온다면, 그것은 선거운동원이나 지지자를 확보하는 수법이다. 찬물 한 사발이라도 상(賞)이라면 좋아하는 것이 한국인이라, 명분 없는 공로상·표창장 남발도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근래에는 민간기관들이 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실적·업적을 평가하고,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 평가결과 공개를 미끼로 고가의 자료집 구매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선거로 뽑힌 지도층 인사를 평가하는 것은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유권자의 이해도를 높여주는 순기능도 있지만, 그것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그 `의도'가 순수해야 한다. 가령, 평가 결과를 선거에 임박해서 발표한다든가, 매우 민감한 시기에 상을 남발한다든가 하는 것은 저의가 있어 보인다. 평가를 하는 민간기구들도 `정부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은' 단체가 아닌 한 `일정한 운영자금'이 필요할 것이고, 그 자금을 어떻게 변통하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민감한 시기의 평가결과 발표는 그 순수성을 의심받기 쉬운 것이다.

최근 `법률소비자연맹'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들을 평가, 그 결과를 발표하면서 56명을 `공약 이행 우수 기초지자체장'으로 선정했는데, 경북지역에서는 영덕군수, 의성군수, 봉화군수, 포항시장, 김천시장, 영천시장, 예천군수 등 7명이 포함됐다. 그리고 3선이 2명, 재선이 5명, 초선이 4명인데, 다선일수록 쌓여진 실적도 있고, 계속사업도 있으니 초선보다 유리할 것인 데, 이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될만 하다. `출발지점이 각각 다른 달리기 경주'의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다.

`한반도선진화재단'과 한 월간지가 공동주관하는 `2014 대한민국 도시 세계화 수준 평가'결과가 보도됐는데, 17개 광역단체 중 경기도가 종합최우수 단체로, 종합우수·노력부문에 경주시와 상주시 등이 포함됐고, 세계화리더십우수시장상에 최양식 경주시장과 권영세 안동시장이 포함됐다.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발표한 제19회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에 예천군이 포함됐다. 근거 없는 상은 없겠지만, 선거가 임박한 민감한 시기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판단의 자료'가 되기에는 결함이 있는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