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정희 대통령 부부 영정 봉안식 개최시기 싸고 논란
제대로 확인 안된 후원처 명시한 현수막 교체 해프닝도

▲ `고 박정희 대통령·고 육영수 여사 영정 봉안식 및 추모제`행사 현수막이 23일 교체되기 전<사진 위>과 후의 모습
오는 25일 포항 송운사에서 열릴 예정인 `고 박정희 대통령·고 육영수 여사 영정 봉안식 및 추모제` 행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종교 행사에 사회단체들이 후원을 나섰다거나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가적 추모 분위기를 감안할 때 행사 시기 선택이 과연 적절한 가에 대한 주장들이 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불상에 생명을 불어넣는 의미에서 불가의 경사로 꼽히는 점안식이 함께 진행된다는 점도 이 같은 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이번 일은 최근 포항역 네거리와 중앙로, 희망대로 등 주요 길목 20여 곳에 행사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시작됐다. 현수막에는 한국자유총연맹, 경북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경북새마을협의회 등 8개의 사회·시민단체들이 후원처로 명시돼 있었다.

이에 대해 한국자유총연맹 포항지부 등은 사실 여부에 대한 포항지역 인사와 회원들의 문의를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다름이 드러났다.

한 단체의 포항지부장은 23일 “경북도지부 등에 확인해보니 모두 사실과 달랐다”면서 “종교단체가 영리 목적이 아니라 회원의 개인적 참여를 공식 참여인 것으로 간주해 실수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장 조치를 취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논란에 대해 행사추진위원회 측은 이날 현수막의 해당 문구를 삭제한 다음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문구를 추가해 현수막을 다시 내거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불자인 포항시민 김모(35·남구 대잠동)씨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가적 추모 분위기에 불교계도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굳이 부모님인 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 여사를 위한 행사를 진행해 큰 국난을 당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칠 부담이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운사 주지 운붕스님은 “현수막에는 평소 교류가 있던 단체명과 추진위원회 회원이 속한 단체의 이름을 후원처로 넣었던 것”이라며 “행사일이 임박해 어려운 점이 많지만 잘못된 점을 알고 나서 바로 현수막을 내려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운붕 스님은 또 “국가적 추모 분위기에 맞춰 행사 축소는 물론, 내빈 초청 없이 신도들과 추모 행사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운붕 스님은 울주군 언양읍에 위치한 같은 이름의 사찰이 지난 20일부터 포항 도심의 한 대형 사무실을 임대해 열고 있는 행사와는 무관하다고 적극 해명했다. 이 사찰은 할머니들을 상대로 지난 4일 동안 매일 오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계란, 화장지, 멸치 등을 무료로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변 상인들을 중심으로 노인을 상대로 한 사행성 행사라는 논란이 계속 됐다.

/안찬규·김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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