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권원호씨, 간식·감사편지 전달

▲ 장학금을 준 영남대 환경미화원들에게 간식거리를 전달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권원호씨(오른쪽 첫 번째).

“캠퍼스를 깨끗하게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데, 장학금까지 내 놓으셨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더라고요”

최근 영남대 대외협력관리팀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권원호(24)씨가 지난 3월 영남대 환경미화원들의 장학금 기탁 소식을 듣고 감사를 표하고자 손수 적은 손 편지와 함께 용돈을 아껴 모은 10만원을 들고 방문한 것.

학교를 4년 가까이 다니면서 강의실, 도서관 등 교내 곳곳에서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 미화원들을 마주할 때마다 매번 따뜻한 음료라도 건네고 싶었다는 권씨는 “늘 감사하다고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 이어지진 못했다”며 “우연히 환경미화원분들이 활짝 웃으시면서 장학금을 기탁했다는 뉴스를 접하고서야 용기를 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이 가져온 뜻밖의 선물에 환경미화원들도 반색했다. 연방 감사하다는 권씨의 말에 손사래를 치던 환경미화원 최연옥(56)씨는 “많은 돈도 아닌데 부끄럽다”며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오히려 우리가 기쁘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고현정(20·국어국문학과 3년)씨는 “학업과 청소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 하느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무관심하게 지나쳤는데 오히려 환경미화원분들께서 학생들에게 먼저 관심을 두고 지켜봐 주셨다고 생각하니 학생으로서 부끄럽기도 하다”며 “나중에라도 꼭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영남대 환경미화원들은 2013년에 이어 올해 3월에도 장학금 300만원을 학교에 맡겼다. 이들은 지난해 장학금 기탁 당시 전 직원 60명이 매월 월급에서 5천원을 떼 해마다 300만원을 장학금으로 전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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