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으로 수백여명의 학생이 실종되고 몇몇 학생이 사망했다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며 수학여행을 폐지하자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고2 자녀를 둔 포항지역의 한 학부모는 “지난해 해병대 사설 캠프에 이어 이번 진도 여객선 침몰,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까지 발생해 다 키워놓은 아이들을 멀리 떠나보낸 부모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질 것 같다”며 “다음달 중순에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는데 나중에 원망을 듣더라도 수학여행을 보내지 않은 생각이다”고 말했다.

수학여행에 대해 부담을 가지는 것은 학교 측도 마찬가지다.

이미 수학여행을 다녀온 포항지역 3곳의 고등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가 다음달 중순부터 하순까지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다 대부분이 제주도로 떠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포항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수학여행은 교육과 학생들간의 친목도모와 추억 만들기에는 더없이 좋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학교가 책임을 져야 해 차라리 수학여행을 없애고 가족끼리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다음 아고라에서는 “수학여행은 해마다 크고 작은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진도 앞바다에서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비보를 접하며 초중고교 시절 법적 의무 사항도 아닌 수학여행을 학교 자율로 하거나 없애고 다른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며 수학여행에 반대하는 서명이 벌어지고 있다.

이 서명에는 17일 오후 6시 현재 무려 2만600여명이 동참하고 있으며, 서명에 동참하는 이들의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안산 단원고가 속한 경기교육청과 교육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수학여행 폐지를 촉구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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