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 아들 쓰레기봉투 유기 20대, 직접 살해 진술

속보=게임중독에 빠져 생후 28개월 된 아들을 방치해 굶어죽게 한 뒤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린 것으로 알려진 비정의 20대 초반의 아버지<본지 14일 4면 보도>가 사실은 자신의 손으로 아들을 직접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검거 당시 28개월 된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했던 아버지 정모(22)씨가 이날 경찰조사에서 “게임을 하러 나가야 하는데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 살해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명치를 가격한 뒤 손으로 아이의 코와 입을 막아 숨지게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엽기적인 행각이 드러났다.

이날 경찰은 지난 14일 실시한 부검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정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16일 오후3시께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는 아내와 별거 후 아들 부양으로 인한 생활고와 PC게임을 하지 못하는 것에 불만이 쌓여 오다가 지난달 7일 28개월 된 아들에게 된장찌개를 먹인후 잠을 재우고 PC방에 가려했으나 자지 않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아들이 사망한 뒤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한 채로 집 인근의 찜질방과 여관 등지를 돌아다니며 생활하다가 지난달 31일 집으로 돌아와 아들의 주검을 이불에 싸서 아파트 베란다에 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정씨는 발각을 우려해 지난 11일 쓰레기봉투에 담아 시신을 집 부근에 버렸다고 진술했다는 것.

대구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경북대에서 실시한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국과수에 독극물 여부 등의 확인도 의뢰했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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