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센트럴파크` 만들자

▲ 포항시 북구 구도심 지역에 자리한 수도산 일대에 대한 근린공원 조성 계획이 지난 1997년 수립된 후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포항 중앙, 죽도동 등 원도심 공동화 현상의 해법으로 수도산 일대의 근린공원 조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구도심 개발을 위한 대규모 예산 집행이 제도상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막대한 예산 투입이 되더라도 원도심 활성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공원이다. 숲, 연못, 미술관 등 다양한 시설로 볼거리 제공과 함께 대단위 잔디밭은 시민들의 안락한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란스러운 맨해튼 거리와는 달리 조용한 공원 속에는 곳곳에 볼거리가 넘치면서 `도심 속 오아시스`로 불릴 정도다.

최근 포항시는 썩어가는 동빈내항 복원과 새로운 볼거리 제공을 위해 포항운하를 탄생시켰고, 전국의 관광객들이 이곳으로 몰리며 새로운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는 덕수공원 조성 사업은 구도심 활성화 부양책, 새로운 휴식처 제공과 함께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도심 맞물린 수도산 일대 덕수공원 개발 계획
수백억원 부지 매입비 등 예산문제로 조성 지연
영일만의 새 랜드마크, 지자체 추진 의지에 달려

△수도산과 덕수공원

수도산은 포항 북구 덕수, 우창, 중앙, 용흥동 일부지역과 맞물린 도심에 위치한 작은 산이다. 본래 백산(白山)이었지만, 조선 세조의 왕위 찬탈에 항거한 모갈거사(茅葛居士) 은둔하다가 순절한 후부터 모갈산(茅葛山)으로 불리다, 지난 1923~1926년 상수도 시설이 들어서면서부터 수도산으로 불리게 됐다.

덕수근린공원은 수도산 일대 44만6천300㎡ 면적에 대해 지난 1951년 도시계획공원시설 결정을 내린데 이어 1997년 공원조성계획이 수립됐다. 시민건강을 돕고 있는 체육시설이 들어서 시민들의 산책로로 활용되고 있으며, 충혼탑과 포항사관, 모갈거사 순절사책비 및 모거비 등이 있다.

 

▲ 포항시 북구 수도산 일대에 희망나무심기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불탄 수도산 녹화사업 진행 중

불행히도 지난해 3월 포항 용흥동에 발생한 산불로 인해 수도산 일대의 울창한 산림도 잿더미가 되면서 곳곳이 벌거숭이로 변했다.

포항시는 산불 이후, 산불 피해목 제거와 함께 식수를 심고 사방사업 등으로 도심 산불피해지 복구 사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행정기관은 물론 시민·사회 단체, 각 기업들이 서산 일대의 조림 사업에 동참하며 과거 울창한 산림 복원에 애를 쓰고 있다. 산림전문가들에 따르면 식수 조림으로 과거 울창한 숲으로 거듭나기까지 최소 15~20여년의 세월이 걸린다.

△덕수공원 개발 예산이 걸림돌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는 1857년 첫 개장 후 확장과 명칭 변경을 거쳐 1873년 완공됐다. 부지 확보를 위해 당시 550만달러가 소요됐으며, 현재 화폐 가치로는 수십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덕수공원 역시 전체 면적(44만6천300㎡)을 한꺼번에 개발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근린공원 사업은 지자체의 몫으로 국비 예산을 지원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공원조성계획 결정에 따른 덕수공원 부지의 70%는 사유지다. 공원으로 묶여 있으나 시내권과 가까운 탓에 부지매입비만 수백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원 조성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근린공원 조성 당위성

시는 수도산 일대를 식재를 심는 등의 산림 복원에 주안점을 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물론 도심의 허파 역할을 했던 수도산 일대의 산림 복원을 통해 시민 휴식 공간 재마련도 중요해 보인다.

그러나 공원조성계획이 수립된 지난 1997년 이후 이곳에 대한 본격적인 공원 건립은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으며, 일부 진행된 사업도 등산로와 산등성이에 체육공원 건립이 고작이다. 또한 북구 환호해맞이공원과 남구 해도공원, 연일 생지리공원과 비교해도 구도심 지역 주민들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원 시설에 대해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덕수공원이 재모습을 찾는다면 시민들의 발길은 연이어 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도산과 가까운 구도심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늘어나, 구도심 활성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덕수공원 조성은 시급해 보인다.

도심 한 복판에 시민들을 위한 안락한 휴식처 제공과 함께 구도심 활성화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 포항시 북구 수도산 일대에 희망나무심기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장기적인 로드맵 요구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덕수공원 전체에 대한 개발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하지만 예산만 탓한다면 수 십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도 공원 개발은 한 걸음도 나갈 수 없음은 자명하다. 결국 지자체의 의지에 달렸다.

포항시는 덕수공원 전체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 수립과 함께 덕수공원만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지금부터 세워야한다. 현재까지 진행돼 온 체육시설과 등산로 건립을 넘어서 시민들의 쉼터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이 필요하다.

 

▲ 포항시 북구 구도심 지역에 자리한 수도산 일대에 대한 근린공원 조성 계획이 지난 1997년 수립된 후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사진 오른쪽 상·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공원으로 시민들의 힐링공간을 제공해 `도심 속 오아시스`로 불리고 있다.
▲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공원으로 시민들의 힐링공간을 제공해 `도심 속 오아시스`로 불리고 있다.

△포항만의 센트럴파크

덕수공원의 가장 큰 장점은 구도심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는 점과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경을 꼽을 수 있다. 대단위 아파트가 밀집된 용흥동, 우현동, 중앙동에 맞물린 수도산은 도심까지 걸어서 5분 내외 거리로 말 그대로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해 있다. 특히, 다양한 등산로를 통한 수도산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10~20여분으로 접근성이 매우 용이하다.

주거밀집 지역과 구도심 사이에 위치한 수도산의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환호해맞이공원과 해도공원의 잔디 광장과 같은 완만한 광장 확보를 통한 시민 휴식처 제공으로 보다 많은 시민들이 머무르게 된다. 여기다 가족단위의 공원 이용객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구도심으로 향할 수 있게 돼 구도심 활성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된다.

또한, 산 정상에서 포항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밤에는 포스코 야경과 비롯한 시내 전역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를 새로이 개발한다면 포항의 새로운 명소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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