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마다 무인도로 변하는 동도 방문
기암괴석의 웅장함에 감탄사가 절로

대다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관에 대해서는 간과하기 쉽다. 나 또한 그런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이곳 독도에서 근무하면서 평소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독도와 관련된 대한민국의 영토분쟁 문제를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다.

독도는 크게 우리 경비대가 있는 동도와 주민숙소가 있는 서도로 나뉘는데 독도경비대원으로서 독도의 지형지물은 완벽하게 숙지해야 하는 것이 바로 서도다. 지난 12일, 서도 탐방의 기회를 얻게 됐다.

독도경비대 보트를 이용해 높은 파도를 헤치며 서도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동도와는 달리 적막함과 삭막함 속에 주민 숙소 하나만 덩그러니 있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이곳 서도에서 김성도씨 부부가 거주하고, 울릉군청 독도관리사무소도 운영되지만, 겨울엔 기상조건 등의 이유로 아무도 거주하지 않는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시작한 서도 원정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끝없이 이어진 계단은 동도에서 떨어져 보기만 했던 것과는 다르게 70도에 육박하는 가파른 경사와 무릎 높이까지 오는 높은 계단은 대원들을 사족 보행하게 하는 진풍경을 만들었다. 게다가 곳곳에 떨어져 나간 난간과 낙석들은 서도가 살아온 거친 삶을 보여주는 듯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자 추운 날씨임에도 땀이 나고 숨이 차올랐다. 하지만, 서도에서 바라보는 동도의 전망은 대원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서도를 한 바퀴 돌면서 사진으로만 봐왔던 지네 바위, 군함 바위, 가재바위를 서도에서 내려다보며 대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바위이름 맞추기에 열을 올렸다.

서도의 정상 대한봉을 넘어 서쪽에 있는 몽돌해안 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발아래 탕건 봉이 보였다. 바위의 형상이 마치 조선시대 사대부가 갓 아래에 받쳐 쓰던 탕건과 비슷하다 해 탕건봉이라 불리게 됐는데, 그 웅장함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몽돌해안에 도착해 독도의 유일한 자연식수 발원지인 물골로 가려 했으나 아쉽게도 파도가 높아 발을 돌려야 했지만, 서도의 아름다운 풍경은 대원들의 외로움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오늘 이러한 값진 경험은 춥고 외로운 겨울 독도 근무 중인 대원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이 돼 오늘도 독도경비대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각자의 위치에서 철통 경계 근무에 임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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