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인근서 표류하던 오징어채낚기 어선
긴급 출동으로 무사히 구출 `뿌듯한 마음`

독도경비대에 입대하고 두 번째 입도를 하게 됐다. 지난해 여름 보았던 독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눈 덮인 새하얀 독도의 모습은 훨씬 크고 웅장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처음 독도에 입도했을 때보다도 약간은 더 긴장되고 설렜다. 하지만 막상 배에서 내려 발 디뎌보니 어딘가 익숙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저번 여름 독도에서 생활한 50일, 짧다 하면 짧고 길다 하면 길 수도 있지만 그 두 달 남짓한 기간에 이미 독도가 내 마음 깊숙이 새겨졌던 것 같다.

이번 소대교체 전후로 한동안 눈이 많이 내리고 바람이 거셌었는데 독도에 입도하는 당일도 눈이 많이 내려 배가 접안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다행히 파도는 그리 거세지 않았고 독도에 인접했을 땐 날이 차츰 맑아지고 눈이 그쳐 무사히 입도할 수 있었다.

갑자기 풀린 날씨 덕에 우리는 무사히 소대교체를 완료할 수 있었다. 독도로 소대교체를 하고 3일째 되는 날, 오전 조그마한 문제가 발생했다. 독

도 근해에서 조업 중이던 조양호라는 오징어 채낚기 어선에 문제가 생겨 독도의 북쪽 약 1해리 떨어진 곳에서 표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조양호 선장의 다급한 전화가 상황실로 걸려왔다. 문제가 생겨 선박이 기동할 수가 없어 선원 12명이 꼼짝도 할 수 없다는 것.

전화를 끊고 우리는 다급히 동해해양경찰과 독도 근해에서 배회 중이던 해양경비함정에 연락을 취했다.

당시 해양경비함정은 독도의 동쪽 8해리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었는데 연락을 받고 표류 현장으로 신속히 이동했고 약 10분에 걸쳐 어선 스크루에 감긴 밧줄을 제거했다.

겨울이라 해무가 끼어 시정이 좋지 않았고 파도도 약 3m 정도로 거셌는데 자칫 조금만 늦었더라도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이 끝나기까지 약 1시간 30분가량이 흘렀지만 체감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비록 독도의 겨울바람이 거세고 매섭다 할지라도 독도경비대원들의 굳건한 마음만은 꺾을 수 없을 것이다.

새해가 밝은 2014년 독도가 우리 고유의 영토라는 사실은 변함 없을 것이며 독도경비대가 독도수호 임무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는 사실 역시 변함없을 것이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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