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기자단의 두바퀴路
(16) 새로운 문화를 찾아 인문학 속으로

▲ 실내탐방 프로그램인 `커피향과 인문학` 강좌에 참가한 시민들이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다.
▲ 두바퀴로 문화탐방단의 실내탐방 프로그램인 `커피향과 인문학` 강좌 모습.

겨울바람이 옷깃을 단단히 여미게 한다. 올 2월부터 두바퀴로는 포항의 숨겨진 문화자산을 찾아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연오랑·세오녀의 이야기로 시작된 자전거 탐방은 어느새 차가운 겨울을 다시 맞는다. 처음엔 낯설어 서로가 서먹해 하던 얼굴들이 어느새 훈훈한 가족애로 가득하다.

물질만능 풍조로 가치혼돈 양상 두드러져
궁극적인 인간의 행복 찾아가는 노력 필요

□두바퀴로의 단상

두바퀴로가 달려간 탐방지의 단상을 떠올려본다. 연오랑·세오녀의 해와 달의 못 일월지를 찾았다. 구룡포항을 가로질러 뱃공장 언덕으로 힘차게 밟았던 자전거 페달은 숨겨진 조선시대 충비 단량의 비석이 있는 광남서원으로 향했고, 5월에는 초파일을 앞두고 오어사를 탐방하여 원효와 자장의 오어(吾魚)를 만나기도 했다.

호국보훈의 달 6월에는 이육사의`청포도`가 주저리주저리 영글었던 동해 석곡도서관에서 포항이 낳은 영남 한의학의 큰 스승 이규준을 만났고, 학도병의 애국정신과 넋이 서린 탑산에서 산불화재로 인해 검게 불타버린 수도산을 바라보며 치열했던 포항전투를 떠올리며 한 맺힌 영혼을 위로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미처 한입 깨물기도 전에 녹아버리는 8월의 뙤약볕에도 두바퀴로는 달렸다. 칠포리 암각화와 성계리 고인돌 바위에 새겨진 선사인류 이야기를 통해 영일만 일대에 찬란한 고대문화가 형성되었음 알게 되어 가슴 벅찼다.

9월에는 추석을 앞두고 동해안 최대 규모이자 포항경제의 심장인 죽도시장을 찾았고, 내연산을 찾아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를 체험하였으며, 덕동 전통마을을 비롯해 그 밖의 많은 지역문화를 찾아 두바퀴로는 달렸다.

 

▲ 실내탐방 프로그램인 `커피향과 인문학` 강좌에 참가한 시민들이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다.

□문화창조의 새로운 대안 - 인문학

“이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실외 탐방은 추위로 인해 내년 돌아오는 봄을 기약하고, 대신 새로운 주제로 실내 탐방을 합시다. 두바퀴로 인문학 속으로 달립시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안성용 단장의 제안은 만장일치로 가결되었다.

두바퀴로의 새로운 실내탐방은 바로 인문학이다. 양덕동 `망고식스` 커피전문점과 `엔제리너스` 이동점에서 `커피향과 인문학`이라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커피향과 인문학` 강좌는 현재 망고식스 양덕점(매주 수요일 오전 10시30분)과 엔젤리너스 이동점(매주 화요일 오전 10시30분)에서 강좌를 주최하고 있다. 커피 한 잔 500원이라는 착한 가격으로 시민들의 인문학적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누구든 커피 한잔을 마시며 들을 수 있다.

이번 인문학 강좌의 팀장을 맡은 이나나 박사의 설명을 들어본다.“ `커피향과 인문학`의 근본 취지는 커피한잔을 마시는 잠시의 여유 속에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자는 것입니다. 역사, 문학, 그림, 사진, 고전에 담긴 인간의 살아온 길에서 지혜를 얻고, 인문학 속의 다양한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그것이 곧 자신의 지식이 되고, 삶의 지혜가 되고, 내면의 힘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인문학은 본질적으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라고 할 수 있겠죠”

 

□디지털시대에 더 필요한 인문학

두바퀴로가 지난 1년 남짓 탐방했던 포항지역 유형의 자산도 과거의 역사가 남겨준 인문학적 자산이었다. 이제 그 문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대안 중의 하나가 인문학이다.

첨단 시스템이 갖춰지고 디지털화 될수록 요즘 더욱 강조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며, 인문학적 사고이다. 창의적인 교육, 창의적인 인재, 창의적인 제품 등 창의적인 것을 강조할수록 인문학 열풍은 거세어진다.

“여러분, 지금 사용하고 계신 아이폰 속에 인문학이 들었답니다. 아이폰의 신화를 일으킨 스티브 잡스의 말입니다. 그리고 3D영화인 아바타가 대히트를 친 결정적 이유도 바로 인문학이랍니다”

모성은 한국지역경제 연구소 소장이 경제학자답게 한마디 한다.

“기업 경영에 인문학의 중요성을 들고 나왔던 사람이 스티브 잡스 입니다. 2011년 봄 iPAD2출시 설명회에서 `애플사의 DNA속에는 기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으며, 기술은 교양 및 인문학과 결혼하여 우리 가슴으로 하여금 노래를 부르게 한다`며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 필요성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박계현 문화와시민 이사장도 한마디 거든다.

최근 인문학의 유행은 스티브 잡스같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처럼 기술과 인문학을 접목하는 것이 그 유행의 핵심적인 이유다. 기술과 경제는 사람이 더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그것이 인문학의 핵심은 아니다. 우리 시대에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궁극적으로 인간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해서이다.

인문학이 필요한 진짜이유는 물질주의로 인한 가치혼돈의 시대에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와 `내가 살아가는 방향`을 찾기 위해서다. 인문학은 `나는 왜 사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담고 있어 인간의 삶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누군가가 말했다. “인문학은 `사람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한` 학문입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제대로 보아야 합니다. 사람에 대해 배우는 학문이 인문학입니다”

두바퀴로는 사람향기 풍기는 인문학 속으로 희망의 페달을 더욱 열심히 밟으며 우리지역에 인문학 열풍을 일으키는데 앞장설 것이다. 두바퀴로의 페달은 또 다시 바빠질 것이다.

◇ 대표집필:모성은 교수

◇ 사진촬영:안성용, 황종희(사진), 이재원(영상)

◇ 집필지도:이나나, 신일권

◇ 취재동행:권기봉, 박중환, 이주형, 조현옥, 박창교, 이영숙, 이선덕, 이주형, 김효은, 노경훈, 정한탁

◇ 장소제공:망고식스(양덕점), 엔제리너스(이동점)

 

▲ 두바퀴로 문화탐방단의 실내탐방 프로그램인 `커피향과 인문학` 강좌 모습.

◇ 제작책임:사단법인 문화와 시민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