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3곳 도매가 33% 동시 인상
상인들 반발하자 공급마저 중단

▲ 포항 죽도시장의 한 상인이 텅 빈 두부 판을 정리하고 있다.

포항 죽도시장내 두부 납품 3개 업체가 가격을 동시에 인상하자 판매상들이 담합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포항 죽도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지난 5일 두부를 납품하는 업체 A, B, C 세 곳이 두부 도매가를 9일부터 인상한다고 상인들에게 통보했다. 모판두부는 1판당 6천원에서 8천원으로 약 33% 인상하며, 순두부·연두부 등 다른 기타 두부의 가격도 차등 인상하겠다는 것.

이에 상인들은 인상가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세곳의 납품업체 모두가 11일 새벽부터 상인들에게 두부를 납품하지 않고 있다.

이날 아침 장사를 시작하기 위해 시장에 나왔던 상인들은 두부가 배달되지 않자 반발하고 있다. 이들 상인들은 온종일 두부를 사러 온 손님들에게 “두부가 없다”며 설명하는데 애를 먹었고, 손님들은 허탈한 발걸음을 돌렸다.

상인들은 “우리가 오른 가격에 동의하지 않자 세 업체가 작정하고 납품을 안 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현재 대구에 납품되고 있는 모판두부의 1판당 도매가는 최근 가격이 올라 6천원이며 포항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이미 6천원에 거래되고 있었는데도 33%의 인상은 부당한 것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상인 권모(39)씨는 “하루에 들어오는 모판두부가 40판 정도 되는데, 한판당 2천원이나 오르면 우리가 팔아야 할 가격도 오를 테고 그러면 대형마트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그리고 가격이 오르는 건 서로 합의점을 찾아서 해결해야 할 일인데 갑자기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상인들의 주장에 대해 납품업체 측은 반박하고 있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공지를 했으며, 이전에도 가격 조절 인상안을 여러 차례 제기했었지만 인정을 해 주지 않았다는 것. 또 대구에 납품하는 도매가가 다른 것에 대해서는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포항에 납품하는 두부는 콩 1가마당 16~17판이 나온다면, 대구는 26판을 만들어 납품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납품업체의 한 관계자는“기름 값, 전기료, 인건비 등 부자재 값이 많이 올라 실제로 주변 공장들이 문을 많이 닫았고, 7년 전에 올리고 이제 인상하는 것”이라며 “다른 의도가 있어 납품을 갑자기 중단한 것이 아니라 물량이 없어 모자랐기 때문에 공급을 못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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