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성장 동력, 동구의 어제와 오늘

▲ 동대구역세권 개발은 부산의 팬텀시티를 능가하는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교통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동대구역 진입로에 늘어선 차량 모습.

대구지역은 과거 몇 년간 건설사들의 무덤으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10여년만에 이른바 `떴다방`이 등장해 검·경이 단속에 나서는가 하면 타지역 부동산 경기는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데 반해 대구지역은 연일 상승하는 등 부동산 붐이 일고 있다. 이는 동대구역세권 개발이라는 강력한 호재가 등장한 것을 비롯한 대구국가산업단지 개발, 대구혁신도시 건설 등이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대구역세권 개발로 인해 현재 동대구역 주변은 이제 오피스텔 건설 현장이 줄을 이었고 일부 주민들은 공영주차장에 내려놓은 건설사들의 무분별한 건설자재 하역으로 통행에 어려움을 겪는 민원을 제기할 정도로 많아진 상태다. 특히 동대구역세권 개발의 중심인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신세계건설이 오는 12월중에 착공해 오는 2016년 하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대구역 주변은 하루가 다르게 하늘 높이 올라가는 건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동쪽으로는 대구 지하철 아양역, 서쪽은 지하철 신천역, 남쪽은 수성구 범어네거리, 북쪽은 파티마 병원을 잇는 지역들에서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동대구역세권에 포함된 곳에서 건설 중이거나 건설계획을 잡는 오피스텔만도 10여 곳이 넘고, 증·개축을 서두르는 건물도 수도 없이 많다. 복합환승센터 건립 이후에는 인근의 빌딩 건축은 다반사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복합환승센터 완공땐 세계 기네스 등재 `부산 팬텀시티` 넘보는 규모 성장 전망

차량정체·기형적 팽창 등 각종 문제해결 안되면 시너지효과 상당 부분 빛 바래

글 싣는 순서


① 신서혁신도시와 이시아폴리스
②동구평생학습축제
③동촌 유원지의 대변화
④동대구역세권 개발
⑤팔공산 권역의 상전벽해

□ 동대구역 부근은 온통 개발 붐

동대구역세권 개발 호재에 따라 지난달 24일 대구지방법원 경매에 올라 지역 최고가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귀빈예식장 건물이 공시지만 296억원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만에 303억여원에 낙찰됐다.

이번 낙찰에 대해 경매 및 부동산전문가들은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동대구환승센터를 비롯해 동대구역세권개발 등에 따른 개발가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단순 토지 감정가만도 3.3㎡당 1천만원을 웃돌고 예식장 이외로 사용할 경우 68억원짜리 건물을 헐어야 하며 20억원 정도의 철거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등 낙찰후 비용만도 만만치 않음에도 낙찰됐기 때문이다.

동대구역 주변인 신암동과 신천동일대 일반주택의 경우에도 이같은 역세권 개발에 힘입어 3.3㎡당 1천만원 이상에 거래가 성사되지만 앞으로 지가 상승여력이 많아 매물로 나오는 땅은 극히 적은 상태다. 경매 전문가들도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건립되면 세계 기네스에 등재된 부산의 팬텀시티를 위협하는 규모로 성장해 침체된 대구경제는 물론이고 영남권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을 정도다.

이같은 반향은 이미 지역 건설사인 화성산업이 대구법원옆에 주상복합 건물을 완공했고 서한도 동대구역 네거리에 오피스텔을 건축한 바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현재 진행중인 아파트 분양 이후 동대구역세권 개발 이익에 뛰어들 태세를 하고 있다. 발 빠른 건설사들의 움직임에는 결국 동대구역세권 개발이라는 호재로 인해 상전벽해의 모습을 할 동대구역 주변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 최근 들어 변모를 거듭하고 있는 동대구로는 대구의 벤처밸리로 거듭나고 있다.
▲ 최근 들어 변모를 거듭하고 있는 동대구로는 대구의 벤처밸리로 거듭나고 있다.

□ 일본서도 확인된 역세권 상전벽해

동대구역세권 개발의 미래는 일본에서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일본의 교토, 오사카, 하카다 등의 복합환승센터 주변은 가히 상전벽해의 모습으로 변모했고 그 지역의 행정과 경제, 문화, 물류, 관광 등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맡고 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지하 7층, 지상 9층 규모에 전체면적 29만4천200㎡ (8만9천여평), 매장 면적 9만9천170㎡ (3만여평)의 초대형 시설이다.

사업 시행자인 신세계 측은 동대구복합환승센터를 KTX동대구역사와 고속버스, 지하철이 연결되는 교통의 중심지로 개발하는 동시에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등이 결합된 대구·경북지역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동대구역 인근에 흩어져 있던 고속버스 터미널이 복합환승센터로 들어오면 환승센터에는 문화·컨벤션·테마파크 등을 한곳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서는 등 일본 후쿠오카의 하카다 복합환승센터(하카다시티)와 비슷하다.

신세계는 동대구복합 환승센터개발에 모두 8천억여원을 투자하는 만큼 지역 경제 회복에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개점 이후 고용 창출에 의한 경제 효과는 예상 근무인원만 6천여명이고 이에 따른 2차 고용 효과도 1만2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광역 상권화에 따라 국내 고객은 물론 해외 관광객 등 연간 500만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동대구복합환승센터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돼 지역 경기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동촌유원지와 팔공산은 자연스럽게 전국에서 편리하게 쉴 수 있는 관광지로 부상하게 되고 동구의 청사진도 점차 이에 맞춰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대구신성장 동력으로서의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

▲ 동대구역세권의 중심인 동대구환승센터 서쪽 조감도의 모습. 오는 2016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앞으로 이곳을 중심으로 해서 KTX, 고속버스, 시외버스, 지하철을 한 곳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 동대구역세권의 중심인 동대구환승센터 서쪽 조감도의 모습. 오는 2016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앞으로 이곳을 중심으로 해서 KTX, 고속버스, 시외버스, 지하철을 한 곳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접근성 망치는 교통대란 걱정

개발이면에 편의성과 접근성을 망치게 하는 교통대란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우선 동대구로는 과거 도시계획을 잘한 관계로 교통량 증가시 현재 심어져 있는 가로수를 제거한다면 별다른 걱정은 없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파티마병원 삼거리로 지목되고 있다.

이 곳은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건립되면 넘쳐나는 유동인구에다 주변에 자리잡은 오피스텔 이용객의 흐름 등을 고려해도 밀려드는 교통량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물론 성동고가도로는 개설 계획이 잡혀 있어 어느 정도 교통분산 효과는 있겠지만, 파티마 삼거리는 지금도 정체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대구 동구의회측은 신천3동~신암3동간 고가도로 건설의 계속된 요구에서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이럴 경우 파티마병원을 찾는 응급환자 이송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이고 철도, 고속버스, 시외버스 이용객들은 가히 교통지옥을 방불케 하는 신청 네거리에서 상당한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다.

만성적인 정체현상을 빚는 동대구역 진입로처럼 되면 동대구복합환승센터를 찾는 이용객들은 다른 지역을 통해 유입할 수밖에 없어 역세권이라는 좋은 이점을 살리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도시공학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대구 동구의회 신종하 의원은 “동대구역세권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주변과 상생하는 방안을 대구시가 마련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역세권 개발의 극대화는 기대하지 못하고 후적지의 기형적인 팽창만을 빚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교통흐름을 우선시 하는 정책으로 개발하지 않는다면 차량 정체현상은 피할 수 없는 것이 되고 접근하기 어려운 역세권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며 “신천3동~신암3동간 고가도로 건설은 차량정체를 막고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길을 트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 동대구역세권 개발후 주위의 변화된 모습을 그린 조감도.
▲ 동대구역세권 개발후 주위의 변화된 모습을 그린 조감도.

□사회적 약자와의 공생관계 생각해야

또 다른 문제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개발의 뒷전으로 내몰리는 행려자와 쪽방에 기거하는 이들이다.

동대구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는 모두 80여개동에 1천여개의 쪽방이 존재하며 이곳에 평균 800여명 이상이 하루 5천~8천원이나 월세 10만~18만원으로 살아가는 곳이다.

대부분 낡은 여관이나 여인숙에서 기거하는 쪽방인들은 고령에다 노동능력도 부족해 개발의 뒷그림자를 형성하며 쓸쓸히 퇴장하는 일만 남아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동대구역과 고속버스터미널에 상주하다시피하는 행려자들도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 이후 자취를 감춰야 하는 대상이다.

오는 2016년 하반기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이후 현재 쪽방촌들은 개발에 밀려 사라지게 되면 현재의 쪽방인들과 행려자들은 극단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가장 큰 우려는 이들이 매혈을 통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그 여파로 인해 노동력과 건강을 상실하는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 이들에 대한 대책도 대구시는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대구 동구의회 황순규 의원은 “동대구역세권개발은 우선 교통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개발 이면에 소외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개발이익의 일부라도 쪽방촌 사람들과 노숙인, 행려자들을 배려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의원은 “동대구역세권 일제정비안을 마련할 때 반드시 사회적 약자와 공생하는 쉼터 등을 마련하는 방안을 대구시와 동구청은 고려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개발업자와 땅주인만 이익을 보는 개발이 되고 그로인한 문제점은 다시 대구시민들의 세금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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