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리톤 우주호·베이스 임용석씨가 29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개막작인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리허설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항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성악가가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개막작인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에서 같은 무대를 서게 된다.

성악가 바리톤 우주호(47)씨와 베이스 임용석(45)씨가 바로 그 주인공들.

그들의 만남은 3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항중학교와 포항대동고 선후배 사이로 임씨가 성악을 시작한 시점 또한 선배인 우씨의 권유가 큰 영향을 차지 했다고 한다. 각자 대구와 서울에서 대학교를 마쳤지만 이탈리아 로마에서의 새로운 조우는 두 사람의 음악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으며 세계적 문화 선진국에서의 배움을 통해 후일 고향인 포항에서의 문화 르네상스의 주역으로 작은 디딤돌이 되고 싶은 그들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씨는 2005년 이탈리아에서의 활동을 접고 귀국해 지금껏 한국최고의 오페라 가수로서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자신의 유학파 친구들과 함께 남성앙상블 우주호와 음악친구들을 창단해 문화 소외 계층들에 대한 봉사와 나눔으로 클래식의 울타리를 던져버리고 농어촌 산간벽지까지 음악의 향기를 보급하려 애쓰는 문화 전도사의 사명도 병행 하고 있다.

임씨는 고향인 포항에 2004년 포항오페라단을 창단해 그동안 10여회의 그랜드 오페라를 제작 기획 했으며 300여회의 찾아가는 음악회를 기획해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연주무대가 있었지만 이번 공연은 두 사람이 같이 한무대에 서는 의미있는 공연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용석이가 지역에서의 오페라운동에 남다른 희생을 하며 10여년을 이끌어 왔지만 이제 우리 두 사람은 포항시립오페라단 창단이라는 큰 목표를 앞에 두고 더욱 많은 노력을 해나갈 것입니다”

우주호씨는 큰 소망이 있다고 한다. 고향인 포항 시민들이 지금껏 철의 도시로 성장해 일구어낸 바탕에 새로운 문화의 르네상스를 꿈꿀 수 있는 문화 예술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하는 것.

우주호씨와 임용석씨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손을 맞잡았다. 서울과 대구에서 각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제 포항의 새로운 비전을 위해 헌신할 것을 약속하며 고향의 미래에 세계적인 음악축제가 열리고 골목마다 문화예술의 향기가 꽃피는 날이 오기를 함께 꿈꾸게 된 것이다.

29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난 두 사람에게 음악이 주는 행복해 대해 묻자 “음악의 사회적 가치는 어떤 다른 예술 장르보다 지대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음악이 우리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오페라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축제는 다음달 4일 개막해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대구지역 10여개 주요 공연장에서 한달 동안 펼쳐진다. 개막작인 베르디를 대표하는 작품인 `운명의 힘`은 운명으로 얽힌 주역 세 사람이 모두 파멸하는 처절한 비극적 오페라로 관현악의 선율이 비장하고 극적인 걸작이다. 특히 성악가들의 내면연기와 발성, 장중한 스케일 등 까다로운 공연 조건으로 국내에서는 공연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또한 베르디 오페라의 거장 지휘자 다니엘 오렌이 이탈리아 살레르노 베르디 극장에 성악가들과 함께 내한해 푸치니오페라 `토스카`를 연주하며 지난해 축제에서 초연했던 창작오페라 `청라언덕`이 장수동의 새로운 연출로 무대에 오른다. 이와 더불어 국립오페라단의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와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의 오페라 `탄호이저`가 독일 현지 성악가들과 더불어 내한 공연을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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