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미래, 해법을 찾는다
해양관광자원 활성화 방안

철강도시 포항은 포스코로 대변된다. 하지만 포항은 영일만을 끼고 있는 풍부한 해양관광도시로 더 유명하다. 포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과메기`와 `죽도시장`이다. 그 다음으로는 `포항물회`, `호미곶`, `영일대해수욕장`등이 떠오른다. 또 여름철 피서객들로 넘쳐나는 월포·칠포·구룡포 등의 해수욕장도 명소로 꼽힌다. 포항이 갖고 있는 다양한 해양관광자원 인프라를 잘 활용하면 나폴리와 같은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10월 개통 포항운하·크루즈 연계, 투자 유치땐
한국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못될 이유 없어

□투자자 끌어들일 여건 만들어야

해양관광 전문가들은 포항이 갖고 있는 해양관광자원을 잘 지켜나가면서 조화롭게 다각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포항시와 지역 상공인들이 지난 6월 포항운하에 크루즈선을 띄우기로 했다. 하지만 사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서둘러 추진하다보니 여러가지 부작용과 시행착오가 우려된다. 포항운하에 크루즈선만 띄우면 능사가 아니다. 적은 비용으로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소형선박 운행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또 남구 송도동에 유치하려던 호텔만 봐도 사업성이 떨어져 흐지부지 됐다. 부산 해운대, 제주도 등지의 호텔들이 성공한 케이스를 눈여겨 봐야 한다. 이 지역의 호텔들과 협의를 통해 회원제 호텔을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송도에 카약, 요트 계류장 등을 만들어 향후 해양도시로 변신하는 기반을 지금부터 닦아놓아야 한다. 이와 연계해 마리나시설과 비즈니스파크까지 들어선다면 투자자들이 몰리게 될 것이다.

□도심 주변 해양환경 더 활용해야

포항의 미래는 깨끗한 도심환경과 수준 높은 삶의 질, 그리고 최첨단 산업이 공존하고 있는 시애틀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다. 최근 시애틀을 벤치마킹하고 돌아온 `AP포럼`인사들에 따르면 도심이 공동화된 미국 대부분의 도시와 달리 시애틀은 밤낮으로 활기가 넘친다는 것.

시애틀에서 가장 활력이 넘치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Pike Place Market)`. 연간 1천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명소인 이곳에서는 어시장 점원들의 능숙한 기술과 배우 못지않은 쇼맨십으로 유명한 `생선쇼`가 매일 펼쳐진다.

손님이 연어를 주문하자 직원은 “연어 한 마리 날아갑니다”며 돌아보지도 않고 뒤로 내던졌고, 어느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던 직원은 날아오는 연어를 한 손으로 능숙하게 낚아채 생선을 다듬기 시작한다. 몰려든 관광객들은 `생선쇼`를 감상하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댄다. 지난 1907년 개장한 이곳은 어시장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 채소, 식료품 등 다양한 물건을 살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더없이 좋은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죽도시장-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죽도시장도 단순히 회만 먹는 곳이 아니라 볼거리가 많은 곳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시애틀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처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계단을 따라 부둣가로 내려가면 시애틀 앞바다를 따라 약 2.5㎞에 걸쳐 남쪽 끝 52번 부두에서 북쪽 끝 70번 부두까지 곳곳마다 특색이 있는 부두가 펼쳐진다.

과거에는 이 부두가 알래스카, 아시아를 비롯 주변지역으로 떠나는 상선, 여객선과 함께 창고, 공장들이 줄지어 있었으나, 현재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 수족관 및 해상공원을 비롯 레스토랑, 전문상점, 기념품 판매소 등이 보기 좋게 자리 잡고 있다.

또 지역주민들의 교통수단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시애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카페리(car ferry)가 있다. 2천50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알래스카로 떠나는 15만t급 대형 크루즈선은 일년 내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포항운하에 관광객 몰리게 해야

포항도 시애틀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과 경남 통영의 동피랑처럼 오는 10월 개통되는 포항운하를 새로운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새로 생긴 포항운하에 관광객들이 넘쳐나도록 해야 한다.

한동대학교 건설환경시스템공학과 구자문 교수는 “포항은 전국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우수한 해양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당장 소득을 창출하려 하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조금씩 투자를 이어나가야 한다”며 “포항시의 크루즈사업이 성공하려면 동빈내항의 물줄기인 양학천과 칠성천의 수질을 개선시키는 근본적인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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