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적조주의보…100만마리 냉수대 폐사보다 더 큰 피해 우려

동해안 어민들의 어업활동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냉수대로 양식어류 폐사와 조업부진 속에 적조까지 겹치며 폐어의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동해안에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적조가 발생해 주변 양식장 등 어장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7일 오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호미곶면 동쪽 4.83㎞ 해상에서 길이 1km, 폭 30m가량의 적조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이번 적조는 이달 초부터 구룡포 주변 해역에 형성돼 있던 냉수대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수온이 전날 16℃에서 21.7℃로 회복되면서 형성됐다.

해당 수역에서는 유해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 폴리크리코이데스(Cochlodinium polykrikoides)가 ㎖당 1천~2천개체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항~북구 청하면 월포리 해변에 적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더구나 동해안은 이미 냉수대 현상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상태여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8일 포항 구룡포읍, 장기면 일대 가두리 양식장 8곳, 영덕군 축산면 양식장 2곳, 경주시 감포읍 양식장 1곳 등 10여개 양식장에서 100여만 마리의 어류가 냉수대 때문에 집단으로 폐사한 마당에 어민들의 `공공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적조까지 발생해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적조는 연안에서 4~5㎞ 정도 떨어진 해역에 분포하고 있으나 조류에 의해 연안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가두리 양식장에 피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포항과 영덕 등 경북 동해안 일부 해역에 냉수대가 약화되면서 수온 회복시 저밀도로 분포하는 적조 생물의 급격한 증식과 함께 적조발생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적조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유해성 적조발생 해역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양식장에서는 가급적 적조생물 밀도가 낮은 중층으로의 가두리 이동이 요구되며 육상 수조식 양식장은 유입수 사용시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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