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교촌한옥마을
관광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

▲ 일본 유후인온천마을이 세계적인 온천관광지로 알려지게 된 것은 주민들이 계획적인 도시개발을 뒤로 하고`살기좋은 마을이야말로 뛰어난 관광지`라는 컨셉으로 마을을 직접 가꾸고 지켜온 데 그 비결이 있다. 유후인온천마을 전경

마을이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몸 비비고 먹고 사는 곳이다. 모여서 먹고 살다보면 곳곳에 지명이 만들어지고 푸짐한 이야깃거리가 생긴다.

일본 북규수 유후시에 위치한 유후인 온천마을은 끈질기게 옛마을 공동체 모습을 되찾으려 애썼던 지역주민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기자는 4일간 유후인 온천마을을 취재하며 주민들이 똘똘 뭉쳐 일궈낸 `생태촌`의 여유로움에 감동했다.

유후인은 북동쪽에 명산 유후타케와 쓰카하라 고원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남북으로는 오이타강이 흐르는 전형적인 휴양지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1975년 지진으로 파괴된 마을 복원으로 명소 조성
年400만 관광객 일등공신은 전통 온천문화 체험 `료칸`
유흥업소 없는 유노츠보 거리, 독특한 전통가게 즐비


글 싣는 순서
① 경주 교촌한옥마을의 관광 인프라 가능성
② 국내 한옥마을 벤치마킹
③ 일본 유후인온천마을 명소들
④ 일본 유후인온천마을 성공비결 1
⑤ 일본 유후인온천마을 성공비결 2
⑥ 성공적 교촌한옥마을 만들기에 대한 제언

□ 직접 가꾸고 지켜서 만들어낸 세계적 온천마을

일본에는 내로라하는 온천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저마다 좋은 수질을 자랑하며 세련된 시설을 갖추고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그중에서도 유후인 온천마을은 조금 특별하다. 계획적인 도시 개발을 뒤로 하고 유후인 주민들이 직접 가꾸고 지켜서 만들어낸 온천마을이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사람과 자연환경, 문화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생태마을의 여유로움이 펼쳐져 있다. 색다른 볼거리, 어디에서도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볼거리,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현대에서 그와 정반대되는 자연을 잘 간직하고 있는 산촌마을이 향수에 젖어들게 하는 볼거리가 된 것이다.

유후인이 척박한 산촌에서 일본 제1의 보양온천지로 거듭 나기까지에는 주민과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일구어낸 유후인마을의 드라마틱한 역사가 숨겨져 있다.

▲ 유후인역 앞에서 출발하는 마을 투어 마차

유후인 마을이 일찍 표방하고 나선 것은 생활문화를 그대로 보여주자는 생활문화관광지이다. 주민 수가 1천명이 조금 넘는 지역에서 하루에 주민수의 10배가 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는 것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일본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마을이 되었기에 최근에는 몰려드는 관광객을 관리하느라 여러 가지로 오히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라고는 별다른 게 없다. 대규모 시설은 더더욱 없다. 마을 주민들의 힘으로 30여 년간 가꾸어 온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는 것에 관광객들이 매료된다고 한다.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근 벳부 온천과 달리 가난한 산촌에 불과했던 유후인이 관광지로 변모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30년 전이다. 지금의 아기자기한 온천마을 유후인은 1975년 큐슈지방의 지진으로 파괴된 마을을 유후인 주민자치회의에서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만들어졌다. `유후인의 자연을 지키는 회`를 결성해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간직하고 젊은 여성이 혼자서라도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관광지 만들기를 목표로 생활형 관광지를 만들어 나가 `살기 좋은 마을이야말로 뛰어난 관광지`라는 컨셉을 만들었다. 마을이 옛 모습으로 복원되자 잊고 지냈던 추억을 느끼려는 도시인들이 찾기 시작했다. 온천과 휴식을 위해 여행객들이 몰리면서 마을의 중심거리에는 개성있는 공방과 토산품점, 음식점 등이 하나 둘 들어섰다.

`일본 최고의 관광명소`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유후인은 일본에서만 연간 4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 샤갈미술관

□ 긴린코 호수 등 명소 즐비

유후인은 오이타현의 중앙부에 자리잡고 있는 동서 8km, 남북 22km의 작은 온천마을이다. 외곽에는 명산 유후다케를 비롯해 1천m 이상의 높은 산들이 우뚝 솟아 마을을 감싸고 있고 그 중심에는 아름다운 호수 긴린코가 있어 멋진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유후인역에서 긴린코호수까지의 약 11km 정도의 유노츠보거리는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온천마을`이라는 타이틀을 보여준 일등공신이 됐다. 전통민가와 농가를 개조한 료칸과 음식점도 늘어가면서 지금의 유후인이 됐다.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거리의 가게들은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브랜드나 현대식 쇼핑몰이 아니다. 주민자치회가 건물크기와 높이를 제한하고 해외유명 호텔 유입금지, 유흥업소 금지, 여러 미술관과 작은 갤러리들, 마을을 도는 마차와 전통인력거꾼을 두는 등의 노력을 해 전통과 문화가 잘 조화된 예쁜 온천마을로 가꿔 놓았다.

▲ 료칸 노천탕

메이지 시대 양식의 가옥이며 저마다 특색 있는 가게가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풍부하고 질좋은 온천수를 공급하는 료칸과 개성 있는 갤러리들, 일본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공예품점, 테디베어 가게, 토토로부터 헬로키티까지 각종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상점, 전통 있는 아기자기한 카페 등 곳곳에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

시내에는 자동차 대신 말이 이끄는 마차가 다니고, 현란한 네온사인 대신 일본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간판을 내걸어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유후인에서 길을 걷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긴린코다. 유후인을 대표하는 호수로 석양이 비칠 때 잉어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면 비늘 빛이 금빛으로 보인다고 해 `긴린코(鱗湖)`라는 이름이 붙었다. 둘레가 400m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규모지만 그 아름다운 풍경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호수 옆에 자리한 샤갈 미술관도 긴린코의 명소 중 손꼽히는 곳이다. 1층에 마련된 카페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고, 2층에서는 샤갈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긴린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규슈 유후인 민예촌도 근세 일본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메이지시대 초기의 술창고를 해체해 만든 민예관을 비롯해 유리공장과 다이쇼시대의 우체국을 이전해 만든 우편 자료관 등이 있다. 유리 공예, 나염 등 장인들이 규슈 전통 공예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방도 마련돼 있다.

▲ 유노츠보 거리에 있는 족탕

□ 일본 최고의 온천수·유후다케산

유후인 온천지역은 큐슈 횡단도로를 기준으로 상점지역과 외곽지역으로 구분되는데 상가지역에는 시탄유 대중탕을 비롯해 2/3이상의 온천장들이 모여있고 개성있는 온천들은 유후다케 아래 서쪽 외곽지역에 몰려 있다.

마을의 북단에 위치하는 츠카하라 고원에는 츠카하라 온천이 있다. 표고 약 800m에 위치한 신비탕은 철 함유량 일본 1위, 산성도 2위의 유산염천으로 옛부터 피부병에 약효가 있다해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고객이 끊이질 않는다.

마을의 서단에는 유노히라 온천이 있다. 가마쿠라 시대(1200년경)부터 시작돼 천하의 유명 온천으로 명성을 누렸다. 돌층계를 중심으로 한 풍경과 인정에 방랑 시인인 다네다 산토카도 많은 시조를 남기고 있다. 온천물은 특히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동쪽으로는 쿠사츠, 서쪽에는 유노히라라고 해 한 시대를 풍미했다. 온천지역 사람들의 옛 것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이 계승돼 매년 5월 열리는 `유노히라 온천 축제`등에서 그것을 엿볼 수 있다.

유후인 온천은 마을의 중심에 있어 분지 중심부의 유후인 역에서 표고 450m로 여름에는 시원한 반면, 겨울에는 적설량이 많아 한 해에도 몇 번은 거리가 눈으로 뒤덮여 얼음의 나라가 된다.

온천의 온도는 45도에서 98도로 높고, 용출량은 4만2천℃분으로 풍부해 뱃부 온천에 이어 전국 제2위를 자랑한다. 분지내의 어디를 파도 온천이 나와 대부분의 일반 가정에서 사용되는 생활 온수도 온천이며 천혜의 풍부함을 향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섭씨 95도가 넘는 원천수를 자랑하는 유후인 야스하 료칸의 온천을 꼽을 수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에 따르면 유후인에서 유일한 에메랄드 빛의 온천수로 신경통, 위장병, 피부병, 미백에 좋다고 한다.

유후인 온천마을은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등산이나 트래킹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명소로는 1천548m에 달하는 유후다케산이 있다. 후지산에 이어 일본의 두 번째 명산으로 꼽히는 이산은 가깝게 보이고 갑자기 높아지는 산세가 알프스 산맥의 스키 리조트나 강원도의 험준한 국립공원과 사뭇 그 느낌이 다르다. 특히 산이 마을을 아늑하게 둘러싸고 있으며 노천탕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유후다케 풍경은 평화로움 마저 느낄 수 있다.

▲ 유노히라 온천축제 모습

□ 전통가옥서 전통음식 즐기며 온천 체험

유후인을 일본 최고의 관광지로 만든 주인공은 바로 료칸이다. 일본 전통 여관들이 료칸연맹을 구성해 전통 가옥에서 유카타를 입고 전통 음식을 즐기며 온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료칸을 대표적인 아시아 전통문화 체험 상품으로 자리매김 시키고 있는 비결을 느낄 수 있다.

고풍스러운 객실과 자연과 더불어 즐기는 행복한 온천욕, 정갈하고 맛난 요리들이 한가득 나오는 저녁 만찬, 그리고 언제나 따스함으로 맞아주는 료칸 여주인의 풋풋한 미소는 친절한 서비스와 쾌적한 인프라, 생활 및 전통문화, 향토맛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다시찾고 싶은 여행지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경주 교촌 한옥마을 관광 활성화`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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