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건립 추진과정 오류 지적
“주민동의 안 얻고 의회보고 아예 않아”

최근 포항지역 최대 집단민원으로 떠오른 포항시립승마공원 건립사업을 두고 포항시의회가 당초 조건부로 승인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고 포항시를 질책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포항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위원장 한진욱)는 27일 포항시 축산과 행정사무감사에서 포항승마장 추진과정의 행정 오류를 지적하고 대책을 촉구했다.

경제산업위는 이날 포항시의회가 승마장 예산을 의결할 당시 말 10마리 이하의 승마공원 건립을 승인했지만, 현재 말 20마리, 마방 61개의 말 사육장으로 건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산업위는 또 포항시는 사업계획변경 내용에 대해 시의회에 한 차례도 보고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질책했다.

포항시의회가 승마장 건립안을 동의하면서 반드시 충분한 주민설명회 절차를 거쳐 주민 동의를 얻고 난 뒤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단서도 붙였지만, 집행부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한진욱 위원장은 “민원해결을 첫 번째 조건으로 승마공원을 조성하고 도심 외곽에 말 사육장을 지어 말을 옮겨오는 방법을 강구할 것을 지적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상범 의원은 “애초 동해면과 상대동을 승마장 건립 예정지로 선정했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기 때문에 양덕 주민들의 반발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포항시의 안일한 행정을 꼬집었고, 정석준 의원은“승마장 사업은 주민 위화감 조성과 집단민원 소지가 있는데다 지역 축산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 처음부터 반대를 했었고 꼭 필요하다면 포항 도심 외곽지에 부지를 물색할 것을 주문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상석 축산과장은 “대선 선거기간에 겹쳐 충분한 주민설명회가 되지 않았고 주민설득과정도 미흡했다”고 시인하고 “지금부터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와 협의 절차를 거치겠다”고 해명했다.

이 과장은 이어 “마필 및 마방 확대 등 사업계획의 변경 사실을 시의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역 유치원 및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승마 체험을 위해 조랑말과 어린말 등을 구입하려다보니 마필이 늘어났고, 마방은 전국 대회 유치 등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욱 위원장은 “포항시립승마공원 조성사업은 시의회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등 처음부터 잘못됐다”며 “이제는 주민 설득이 아니라 충분하 설명과 이해를 구한 뒤 의회와 함께 포항의 발전을 위한 최상의 해결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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