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청소행정 어디로 가나 <하>
호동 쓰레기매립장 대체부지 확보 시급

▲ 6월 현재 매립률 54%인 포항시 호동 쓰레기매립장. 매립종료 시점은 오는 2030년이지만 이런 상태로 간다면 2020년도 못가 포화상태를 맞게 된다.

지난 19일 오전 10시30분. 포항시 남구 호동 쓰레기매립장 입구에는 일반 및 공사장생활쓰레기 등을 잔뜩 실은 트럭들이 연신 밀려들었다. 트럭에 실린 내용물을 보면 주택 수리 또는 리모델링 한 후에 생긴 벽돌 부스러기, 폐목재, 플라스틱류 등이 대부분 이었다.

재활용품 등 선별않고 마구잡이 묻어 사용기한 10년 준 셈
고형연료화 사업에만 목매지 말고 소각처리등 대안 절실


이곳 호동 쓰레기매립장에 반입되는 포항시의 생활쓰레기 및 공사장생활폐기물은 하루에 310~320t정도. 이 가운데 약 180t 정도는 압축포장센터로 이송돼 `베일`로 재 생산돼 보관되고, 나머지 130t은 그냥 매립된다.

포항시 호동 쓰레기매립장의 이달 현재 매립률은 54%. 지난 2006년1월부터 매립하기 시작한 이 매립장의 종료 시점은 오는 2030년까지다. 그런데 매립시작 8년도 못돼 벌써 매립장 절반이상이 다 찼다. 이런 상태로 가다간 오는 2020년 이전에 포화상태를 맞게 될 전망이다.

호동 쓰레기매립장의 매립률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포화상태를 맞게 된 것은 초기의 청소행정 오류에서 비롯됐다.

당시 최규석 청소과장(현 전략사업추진본부장)은 이곳에 반입되는 모든 생활폐기물을 선별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매립했다. 가연성폐기물과 재활용품도 한꺼번에 묻혔다. 심지어는 침대시트, 가구류, 비닐, 플라스틱류 등 재활용할 수 있는 것도 선별되지 않은 채 매립됐다. 그 결과 4년이 지나지도 않아 매립률이 30~40%대로 육박했다.

당시 최 과장은 “나중에 RDF(폐기물고형연료화)시설이 들어서면 이곳에 묻힌 쓰레기를 다시 파내 재활용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 과장의 발상이 현재 일부 시군에서 시행되고 있는 순환매립장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매립장의 연한을 단축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가연성폐기물과 재활용품에 대한 선별작업은 후임 한일도(현 시의회 사무국장)청소과장이 부임해 오면서 시행됐다. 한 과장은 가연성폐기물과 목재류를 선별, 재활용하는 한편 일부 쓰레기는 압축포장한 `베일`로 재 생산했다.

포항시의 청소행정은 오로지 RDF 하나만 바라보고 있다. 자칫 RDF사업이 무산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쓰레기 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언제 시작될지도 모를 RDF사업을 막연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지금부터라도 소각처리, 신규 매립장 부지 등을 확보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제2, 3의 쓰레기매립장 부지 확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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