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수포항남부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경위
198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까지 27만여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는 평균 매일 12명이 사망한 것과 같다.

교통사고는 자동차 증가추세에 따라 꾸준히 증가해 오고 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과 신체에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교통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특히 뺑소니 사고로 인한 피해는 너무나 크다. 경찰로서도 뺑소니범을 검거하기 위해 전담 수사팀을 운용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검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고 현장에 CCTV나 목격자가 있는 경우 범인 검거에 큰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수사는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이때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차량용 블랙박스이다. 최근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을 증거자료로 활용해 목격자 없는 교통사고나 뺑소니 사고를 처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시시비비를 가리기 어려운 사고에서도 블랙박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민원인 한 명으로부터 차량에 매달린 채 끌려가다가 손을 다치는 뺑소니를 당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아 상대 운전자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차로변경 운전으로 인해 신고자와 상대운전자간 시비운전이 일어 신고자의 과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된 사례로 밝혀졌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운전자의 선택에 따라 장착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앞으로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의무적으로 블랙박스를 장착할 예정이다. 뺑소니범 검거 및 교통사고 해결을 위해 가장 좋은 방안은 우리나라도 블랙박스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이겠지만, 당장은 어렵다고 생각되는바, 우선은 자기 보호를 위해서라도 운전자 개인이 직접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