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미래다 ⑷ 원수 수질사고 대책

▲ 한 시민이 수돗물을 직접 먹어보고 있다.

1991년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경북 구미 공업단지 내 두산전자에서 페놀이 유출됐다. 독성이 강한 페놀 원액 30t이 낙동강으로 방류돼 정수처리 과정에서 염소와 만나 클로로페놀로 변하며 심한 악취를 내뿜어 주민들을 두통과 복통에 시달리게 했다. 이 사건으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어 영남지역의 식수대란 사태가 벌어지는 등 대한민국 환경사의 첫 대규모 환경 오염사고로 국민에게 먹는 물에 대한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는 시발점이 됐다.

1991년 구미 페놀사태 이후 7~8차례나 수질오염사고 발생
전오존처리시설 도입 등 만반 태세… 상수원 이전 빨리 해결돼야

□ 대구 취수원의 특수 환경
대구시 상수원수는 약 73%(120만t)가 낙동강 하천수를, 27%(44만t)는 운문·가창댐 물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하천 및 댐 생활환경 기준으로 낙동강 계통의 원수는 2등급을 유지하며 개선되고 있고 가창 및 운문댐 계통의 원수는 `좋음 수준`(수질기준 1등급b=용존산소가 많은 편이고 오염물질이 거의 없는 청정상태에 근접한 생태계로 여과, 침전, 살균 등 일반적인 정수처리 후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댐 계통의 원수는 외부에서 오염원이 유입될 우려가 적어 현재까지 수질 오염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낙동강 계통 원수는 취수원(문산, 매곡, 죽곡) 상류의 산업화, 도시화로 인한 생활하수, 구미국가산업단지 등 오염원 밀집으로 인한 폐수 배출, 농경지 경작에 따른 비점 오염원 유입 등 수질오염 사고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1991년 페놀사태를 비롯해 2009년 1,4-다이옥산 사태까지 총 7차례의 각종 수질오염사고가 발생하는 등 대구시민들은 항상 상수원 오염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페놀사태를 겪은 대구시는 수질감시망을 구축하고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등 상수원 오염에 대한 즉각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대구시민들이 안전하게 수돗물을 먹을 수 있도록 대구상수원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 원수 수질사고
낙동강 원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대구시는 지난 1991년 구미 페놀사태 등 그동안 총 7~8차례의 수질오염사고를 겪는 등 250만 대구시민들의 생명수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 사건 이후 대구시민들은 항상 먹는 물에 대해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고 여전히 수돗물에 대한 불신감이 남아 있다.

1991년 3월 14일 구미산업단지 내 두산전자에서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30t의 페놀이 유출돼 수돗물에서 악취가 발생했고 수돗물을 마신 시민들은 구토를 하고 두통을 호소했다. 이 사건으로 부산과 마산을 포함한 영남권 전역이 페놀 공포에 휩싸였고 약 한 달 후 추가 페놀유출이 발생해 전 국민이 수질오염의 공포에 시달렸다. 이어 4월 22일 두산전자가 또다시 1.3t의 페놀을 유출해 약 18시간 동안 급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페놀사태로 국회에서는 진상조사 위원회가 열리고 각 시민단체에서도 협의회를 만들고 두산전자 제품불매 운동으로까지 확산됐으며 대구지방환경청 공무원과 두산전자 관계자 등 13명이 구속되고 관련 공무원 11명이 징계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산업의 발전으로 각종 신종 오염물질이 산업현장에 사용되면서 페놀사태 이후에도 낙동강 오염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1994년 1월에는 대구 달성지역 수돗물에서 악취 발생을 시작으로 낙동강 수계에서 벤젠과 톨루엔 등이 검출되는 등 수질오염 파동을 겪었고 2004년 6월에는 대구 매곡·두류정수장 등 영남지역 6개 정수장에서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이 검출됐다.

2006년 7월에는 낙동강 주요 취수장에서 퍼클로레이트가 검출됐고 2008년 3월에는 경북 김천 코오롱유화에서 화재 사고로 페놀이 유출돼 낙동강 구미광역취수장에서 먹는물 수질기준 이상의 페놀이 검출되어 취수가 일시 중단됐으며 2009년 1월에는 다이옥산 수질사고가 터지는 등 끊임없이 수질오염사고가 발생하는 등 대구시민들의 생명수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 원수 수질사고 극복
1991년 1차 페놀사고로 대구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대구시는 악취를 없애기 위해 소독제를 염소에서 이산화염소로 대체했고 낙동강 상류지역에 조사반(4개조 8명)을 파견하고 한국수자원공사에 유량조절을 요청했다.

이후 환경부의 `환경정책기본법`과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낙동강(해평, 구미, 칠곡, 왜관, 다산)을 비롯한 4대 권역 연안 주요 지점에 수질 자동측정망을 설치했고, 5개 기관이 참여한 광역수질정보교환협의회(환경부, 부산시, 대구시, 경북도, 수자원공사)가 구성돼 성주대교, 해평취수구에 낙동강 수계 폐수배출 감시경보 체계를 확립했으며 낙동강 유역 공해업소 단속강화(환경부, 시·도) 등 대책이 수립됐다.

이어 4월에 2차 페놀사태가 터지자 대구시는 다사·강정취수장 취수중단, 매곡·두류정수장 정수 및 송수중단을 조치하고 급수차를 통해 1만1천240세대에 수돗물을 비상 공급했다.

페놀사태 이후 대구지역 수질분야 전문교수들은 수질오염이 심한 낙동강 수원으로서는 고도의 정수처리가 시급히 요청된다고 지적하고 원수 2급수(BOD 3ppm이하) 처리시설과 방법이 계속될 경우 페놀폐수유입에 따른 악취수돗물 공급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존처리, 활성탄처리, 이산화염소 사용 등 고도 정수시설설치가 시급히 요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하수처리장 287개소 등 597개소의 환경기초시설과 다목적댐 8개소, 광역상수도 21개소를 확충하고 고도정수처리시설의 설치에 본격 나섰다. 또 2004년 1.4-다이옥산 사태로 가이드라인 50㎍/L로 설정하고 구미공단 10개 섬유업체에게는 1.4-다이옥산 제거시설을 설치했으나 이후에도 낙동강 원수 오염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대구시는 취수원 낙동강 상류 이전 추진과 함께 문산·매곡정수장에 전오존처리시설을 도입해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향후 발전방향 및 대책
대구는 취수원 상류에는 구미와 김천 등 대규모 공단지역이 형성돼 있어 항상 상수원 오염사고의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특히, 페놀사태와 1,4-다이옥산 등 수차례 낙동강 수질 오염 사태를 겪은 대구시민들은 깨끗한 수돗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구 밀집지역 및 공단이 없는 구미지역 상류로 대구취수장을 이전해야 한다며 상수원 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국토해양부에 대구시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 측은 상수원 이전에 많은 비용이 든다며 구미지역 상류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대구취수원 구미 상류 이전에 경북도와 구미시가 들고 일어나며 지난 십여 년간 답보상태에 빠졌다.

대구취수원 이전이 답보상태에 빠졌으나 대구시상수도본부는 상수원 오염사고에 대비해 오염원이 취수원으로 유입 전 조기에 발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질 자동감시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고도정수처리시설 등 정수처리능력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대구시는 4대강 살리기사업으로 취수원인 낙동강이 물이 흐르는 하천에서 담수화로 수 환경이 변함에 따라 이로 인한 수질변화의 자료 축적을 통해 적정한 정수처리 방안을 연구하는 등 안전한 물 공급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9년부터 1,4-다이옥산 등 미량유해물질 제거효율을 향상시키고 잔류 항생제 등 신종 유해물질 및 조류번성기에 적극 대처할 수 있으며 염소 소독부산물(THMs)을 저감하기 위해 문산·매곡정수장에 전오존처리시설을 도입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적극적인 시설투자를 하고 있다.

 

▲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페놀 등 각종 수질오염 물질을 실시간 감시하고, 낙동강 상류 수질 감시망을 운영해 1일 11개 항목, 주간 2개 항목 및 월간 9개 항목을 검사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원수수질 검사항목을 165개로 확대해 안전하고 깨끗한 고품질의 수돗물 생산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수돗물 맛있게 마시려면…
반나절 정도 담아두면 냄새 NO
냉장고에 넣어 두면 청량감 UP

수도꼭지를 열고 수돗물을 벌컥벌컥 들이켠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는 수돗물이 철저한 정수처리 과정을 거쳐 생산된 가장 안전한 물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낙동강 페놀 사건 이후 불거진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아직 남았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페놀 사건이 발생한 지 20년이 지나면서 수돗물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총 175개 검사를 거친 물이다. 법정 항목 58개와 감시항목 117개를 주기적으로 검사하여 수돗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시민들의 수도 차츰 늘어나고 있어 대구시상수도본부는 수돗물을 맛있게 마시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수돗물은 세균으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염소를 투입한다. 하지만, 염소 투입으로 가정에서는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염소 냄새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수돗물을 받아서 반나절 정도 놓아두면 염소 냄새가 말끔히 날아가 냄새 없는 수돗물을 맛있게 마실 수 있다. 좀 더 맛있는 수돗물을 마시기 위해 숯을 이용해 보자. 숯은 뛰어난 정수력을 지니고 있다. 수돗물 1L에 숯 20~60g 정도 넣어두면 염소 냄새도 사라지고 맛있는 수돗물을 마실 수 있다. 우리가 마시는 청량음료도 차게 해야 제 맛이 나듯이 수돗물도 냉장고(4~10℃) 에 넣어 두었다가 차게 마시면 용존산소도 증가하고 청량감도 있어 보다 맛있게 마실 수 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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