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 여성이 가출 부추겨…조직적 활동 의혹까지

경북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다문화가정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이에 비례해 이주여성들의 가출도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예천군에서는 지난 2005년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을 특수 시책으로 추진하면서 그해 관내 농촌총각 16명을 베트남 신부와 짝을 지어준데 이어 현재 군 전체 329 곳의 다문화가족이 가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관내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 중 37명이 가출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경찰에 신고된 가출 이주여성만도 15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문화가정 625가구인 안동시에서는 25명의 결혼이주여성이 가출했고 영양군의 경우 다문화가정 133가구 중 8곳이 경찰에 가출신고가 접수됐다. 다문화 가정수가 437가구인 영주시도 매년 평균 10여건씩 가출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소재확인, 신고철회 등 처리에도 불구하고 현재 10여건은 미해결 상태다.

이주 여성들의 가출은 주로 한국생활에 적응한지 3~4년차쯤 지나 직장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상당수 가출은 이미 가정을 뛰쳐나온 이주여성들이 부채질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조직적인 지원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A씨(41·예천군)의 경우 지난해 부인이 아이를 데리고 가출해 자신의 친정인 베트남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A씨는 충격으로 삶의 의욕까지 잃고 실의에 잠겨있는 등 다문화가족 이주 여성들의 가출로 인한 농촌 총각들의 피해는 심각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예천군과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서는 가출한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들에 대한 실태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뾰족한 대책도 없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대해 예천군 담당자는 “군내 329곳의 다문화가정 중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 회원으로 등록된 가정이 절반이 채 되지 않아 실제로 전체 다문화가정들의 실태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 했다.

한편 예천군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서는 이주 여성들의 가출을 예방하고 조기 정착을 돕기 위해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가족통합교육, 부부교육, 시부모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나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문화가정은 예천, 영양 등 경북도내 일선 시·군 지방자치단체들이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의 일환으로 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국제결혼을 추진하면서 급격히 늘어나 2011년 말 현재 경북도내의 다문화가정은 1만1천67가구이며 해마다 늘고 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김세동·장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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