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0년, 대구·경북 군사보호구역을 찾아서
⑶대구 제2작전司·제5군수지원司·공군 방공포병학교·육군 제50사단

▲ 육군 제5군수사령부 담장을 따라 개설된 무열대~시지 간 4차선 도로로 지역 주민들에게는 새로운 우회도로로 주목받고 있다. 군부대 담장이 지역이미지에 맞게 잘 꾸며진 특징을 지니고 있다.

대구지역 군사보호구역 면적은 K2 공군기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육군 50사단, 육군 5군수지원사령부, 공군 방공포병학교 등이 차지하고 있다. 군사보호구역은 북구에 있는 육군 제50사단 87만7천여평을 비롯해 육군 제2작전사령부 38만7천여평, 육군 5군수지원사령부 17만4천여평, 공군 방공포병학교 18만8천여평 등이다.

이들 군사보호구역은 K2 공군기지와는 달리 인근 주민과의 마찰이나 민원은 거의 없는 상태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가장 큰 민원인 소음이 없기 때문이다. 총소리가 날 수 있는 훈련장은 대부분 주택지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데다 달성군에 있는 유격 훈련장은 거의 산속이라 군인들의 훈련 함성 역시 들리지 않는 등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또 제2작전사령부를 비롯한 군부대는 인근 주민들을 위해 부대 개방행사는 물론이고 수해나 폭설시 대국민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대민봉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데도 한 원인이 있다는 것이 이들 부대가 위치한 동장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다만, 이들 부대 주변 마을은 개발제한에 묶이면서 도시 속 농촌의 풍경을 그대로 담고 있을 정도로 개발에서는 밀려 있는 것이 무엇보다 아쉬움이다.

훈련장 대부분 주택지와 먼거리
총소리·함성 등 소음 마찰 없어
부대 개방행사·대민봉사 등 `활발`
시민안보교육장으로 문턱 낮춰

제2작전사령부

북구에 위치한 50사단을 제외하고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5군수지원사령부, 공군 방공포병학교 등은 지도 상으로 보면 수성구를 두 갈래로 나눠놓고 있다.

이들 부대가 먼저 자리를 잡고 도시가 팽창됐기 때문에 지난 2007년까지만 해도 매년 10여건의 민원이 제기됐지만 군부대 주위로 도로가 개설되면서 현재는 별다른 민원이 거의 없는 상태다.

만촌동 무열대에서 시지 달구벌대로로 넘어가는 도로의 경우에도 대구시의 요청에 따라 국방부와 제2작전사령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왕복 4차선 도로를 군부대 담장을 따라 지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춰 개통했다.
 

▲ 공군 방공포병학교 진입로는 도시계획도로이지만 군부대라는 특성 때문에 인도와 배수구가 설치되지 않아 교통사고 위험이 높고, 장마철 진흙탕 도로가 되는 등 불편이 많다 수성구 군부대 유일의 민원으로 지적되면서 주민들은 하루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 2작사 인근은 그린벨트지역으로 주택지는 거의 없고 만촌동 일부와 고모동 등에 한정돼 있으며 군부대와의 마찰보다는 경부고속철을 따라 형성된 탓에 기차 소음에 따른 민원이 간간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수성구 고모동 김삼만(44)씨는“군부대가 있어서 개발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주택을 구입했기 때문에 별다른 불만은 없다”면서 “군부대 인근에 위치하다보니 도둑 등 범죄에서만큼은 오히려 안전지대”라고 말했다.

제5군수지원사령부

고산 지역이 수성구에 편입되고 나서 거주 인구가 10만명이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오히려 이 부대는 수성구 한가운데 위치하게 됐고 도시발전이 단절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5군수사는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별다른 도리없이 수성구의 핵심적인 자리에 위치해 버렸고 도심 속 섬처럼 변해버렸다. 5군수사 인근은 밭과 임야 등이 대부분을 차지해 별다른 주민 민원은 제기되지 않는 상황이다.

간간이 그린벨트 문제로 민원을 제기하는 지주가 있었지만 지난 2007년 국방부가 발표한 부대 이전계획에 포함돼 있어서 부대 이전이 완료되면 앞으로 공원이나 스포츠·레포츠 기능을 갖춘 다목적 공간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재산권 행사에 별다른 문제를 것으로 보는 지주들의 특별한 반발은 없는 상황이다.
 

▲ 육군 제2작전사령부가 있는 수성구 만촌동 무열대 입구의 모습.

공군 방공포병학교

방공포병학교는 진입로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논과 임야로 둘러싸여 있어 농민들로부터는 민원제기는 없다.

다만 도시계획도로인 달구벌대로에서 방공포병학교까지 진입로 800여m 구간에 개설된 12m 도로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민원거리다.

지난해 도로포장공사를 완료했지만 사람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인도와 우수로 역할을 하는 배수구가 전혀 없어 교통사고 위험과 장마철이면 진흙탕으로 변해 이곳을 다니는 주민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인도가 없다 보니 주민 자녀의 통학은 물론이고 입대하는 군 장병에 대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성구청은 자체 예산으로 공사가 힘들기 때문에 도로 일부가 국방부 부지인 만큼 인도와 배수구 건설에 따른 협조 요청을 했지만 국방부는 무상대여는 어렵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져 답보 상태다.

이 도로는 도시계획도로이지만 군부대라는 특성으로 혜택을 받지 못해 교통사고 위험과 장마철 피해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기 완공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이다.

수성구의회 남상석의원(50)은 “수성구 군부대로 인한 민원은 거의 없는 상태이지만 방공포병학교 진입로 부분만은 유일하게 남아있다”며“앞으로 국방부측이 주민과 군 장병을 위해 진일보한 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육군 제50사단

달서구 죽전동에서 지난 1994년 북구 동호동과 도남동 일대로 이전한 육군 제50사단은 이전 당시 앞으로 50년 이상은 이전하지 않아도 될 장소라고 판단했다.

당시 이곳은 대부분 임야에다 드문드문 논과 밭이 주변이 있을 뿐이고 조금 떨어진 거리에 경북농업진흥청과 경북외국어대학교 등이 인근에 있고 민가는 거의 없었다.

지금은 칠곡 3지구에 이어 칠곡4지구까지 개발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상전벽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다.

50사단 지역 주민들도 역시 군부대 특성을 잘 알고 입주했기 때문에 군부대에 대한 민원은 없다.

오히려 K2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비행기 소음에 따른 민원을 제기할 뿐 50사단에 대한 불만은 없는 상태다.

신병 훈련 등을 맡은 50사단은 대구시민의 안보교육장으로 활용되면서 주민과 군부대 간의 조화를 이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천안함 피격 2주기를 맞아 대구시내 초·중·고교 57개교에서 7천803명이 나라사랑체험학교를 다녀간 데 이어 호국보훈의 달에는 143개교 2만7천299명, 국군의 달 59개교 7천699명 등 모두 4만3천여명이 50사단을 찾을 정도다.

아주 사소한 민원이라면 50사단이 위치하면서 총소리에 예민한 야생동물들이 이곳을 피해 국우동과 도남동, 무태 조야동 등으로 서식지를 옮기면서 이곳을 중심으로 멧돼지가 출현하는 것이다.

육군 50사단 최임형 공보관은 “50사단이 자리를 잡고 난 뒤 마을이 형성된데다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의 소음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민원이 제기되지는 않았다”면서 “강철사랑후원회를 통해 지역 독거노인을 후원하는 등 대민 봉사도 하고 있어 주민과의 관계도 원만한 편”이라고 말했다.

“주민의식 수준 높아 민·군 화합 본보기”
남상석 대구 수성구의원 

대구 수성구의회 남상석 의원(60·고산 1·2·3동·사진)은 육사출신으로 공군으로 넘어가지전 육군 방공포병학교장과 여단장 등을 지냈기 때문에 수성구 군부대만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군 정통파에 속한다.

수성구 군부대에 대한 민원에 대해 남 의원은“수성구에 자리잡은 군부대는 특별한 소음이나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거의 없는 것이 공통사항”이라며“군사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데다 수성구 주민들이 양반 기질이 있기때문에 소모성이 과시형 민원은 절대 제기하지 않는 것이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군부대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개발문제와 재산권 행사 등에 장애가 있겠지만 국방을 위한 국민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수성구 주민들이 많다”면서“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생활하면서 점잖게 대처하는 구민들의 모습을 군부대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군 작전도로를 국방부에서 내 주면서 무열대~시지 간 도로를 완공할 정도로 한국군은 달라져 있다”면서“민원이 제기될 만한 사항은 미리 국방부에서 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수성구 군부대는 별다른 마찰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방공포병학교의 경우 전술종합훈련장 확장을 위해 인근 땅을 매입할때 일부 주민들은 혹시나 포사격장이 될것을 우려한 나머지 반발한 적이 있었다”며“하지만 이곳이 기동화 훈련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별다른 문제점 없이 토지 매입이 완료될 정도로 수성구민들의 의식수준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수성구에 위치한 군부대도 지역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편의와 복지 등을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다른 지역은 몰라도 수성구 만큼은 민과 군이 잘 어울려 조합롭게 사는 표본이 정착된 곳”이라고 언급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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