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딴지의 막걸리 변신, 뚱딴지 같았죠”

▲ 지난 2008년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한밤전통마을에 귀농한 김동엽·이도경씨 부부가 자신들이 창업한 농업법인 (주)강쇠 송백지주에서 개발·생산한 막걸리 `행복한 밤 생 막걸리` 등을 들어보이고 있다.

팔공산 자락 나즈막한 돌담길따라 걷노라면 어릴적 오랜 친구가 기왓집 대문을 박차고 나와 반갑게 맞아줄것만 같은 한밤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4km가 넘는 돌담길 너머로 웅장한 고택이 즐비하게 들어서있는 곳. 돌담이 많아 제주도를 연상케해 일명 육지의 제주도라고 불린다.팔공산을 배경으로 동산계곡과 송림과 국보109호 삼존석굴, 휘찬려사 목판, 오도암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마을로 한밤전통마을이다. 이곳 마을 초입에 지난 2008년 귀농한 김동엽(47), 이도경(46)씨 부부가 터전을 일구며 살고 있다. 두 사람은 농업법인 (주)강쇠 송백지주라는 상호를 달고 우리쌀 100%와 화강암반 지하수로 아스파탐을 쓰지 않고, 천연감미료 효소처리스테비아를 사용해 막걸리를 만든다. 다소 생소한 이름이기도 한 `행복한밤 생(生) 막걸리`와 국내 최초 돼지감자 막걸리 특허출원 상표로 등록한 `생 뚱딴지(돼지감자) 막걸리`를 개발한 이들 부부를 만났다.

2년 연구끝 개발한 `생뚱딴지 생막걸리` 원료제한 복병 만나
정부기관 수없이 드나들며 법까지 개정 `특허출원` 성사
다양한 전통주 개발 억대부농 대열에… `집장` 개발에도 심혈

군위군 소보면이 고향인 부부는 소보중학교 동기로 중학교 졸업후 대구로 나가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고향을 떠난지 30년만인 지난 2008년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로 귀농을 했다.

남편인 김동엽씨는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했고 부인 이도경씨는 한방자원학을 전공한 이들 부부는 평소 농가공식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김동엽씨는 한 때 서울에서 농산물인터넷쇼핑몰과 내고향농산물팔아주기 운동본부를 운영하기도 할 만큼 농산물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남달랐다.

두 사람이 2008년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농민들이 어렵게 생산한 농산물을 싼값으로 판매하고 그것도 농산물 생산철이 아니면 판매를 할 수 없는 어려움을 알고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사계절 판매할 수 있는 농가공 식품을 개발해야 겠다는 일념에서 비롯됐다.

특히 약용작물에 관심아 많았던 김씨는 당뇨, 관절, 성인병 예방과 변비에 좋다는 이곳 부계면 지역특산물인 뚱딴지(돼지감자)를 이용한 발효주를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2년간의 연구를 거듭한 끝에 `생뚱딴지 생막걸리`를 개발했다.
 

▲ 이도경씨가 돼지감자와 쌀을 원료로 한`생뚱 동동주`를 병에 담는 제조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의 기쁨도 잠시, 특허출원을 하기 위해 관련 연구결과를 특허청에 제출했지만 `돼지감자를 이용한 막걸리는 제조. 판매 불가`라는 답장을 받게 됐다.

이유는 돼지감자가 의약품 허가 고시인 `기성한의서`(방약합편,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광제비급, 제중신편, 약성가, 사상의학, 의학입문, 경악전서, 수세보원, 본초 강목) 11종에 등재된 원료가 아니면 허가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돼지감자가 막걸리를 만드는데 원료의 제한이 있는 줄 몰랐던 부부는 그후 농림수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질의와 건의 끝에 막걸리 원료로 기존의 `과채류`로 명문화 되어있던 법조항을 과채류와 `뿌리채소`까지 포함하는 법개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지난해 7월 `생 뚱딴지 막걸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돼지감자를 원료로 한 전통막걸리로 특허출원해 상표등록을 받는 기쁨을 맛봤다.

이후 부계 한밤마을 명칭을 활용한 기존의 쌀100%막걸리인 `행복한밤 막걸리`와 돼지감자와 쌀을 원료로 한 `생뚱막걸리`, 그리고 `생뚱 동동주`를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며 판로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판매처는 인터넷과 대구, 안동 등 도내 막걸리 페스티벌과 농산물 축제에 참여해 연간 1억여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들 부부는 앞으로 한련초와 대추, 산수유, 쌀을 원료로 한 증류주인 고급전통주 `대력왕주(大力王酒)`를 개발해 애주가들에게 선보일 계획으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들 젊은 부부의 연구와 노력은 끝이 없다. 김씨의 부인 이도경씨는 향토전통음식을 만드는게 꿈인데 바로 `집장`이 그것이다.

어린 시절 엄마가 해줬던 그 집장의 맛을 아직도 잇지 못하는 그는 지금 그 엄마의 맛을 찾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 쌀 100% 막걸리인`행복한밤 생 막걸리`를 만들고 있는 김동엽씨.

`집장`은 조선시대부터 각 지역별로 나름의 방식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만드는 방법과 재료도 무궁무진하다.

때문에 만드는 방법에 정석이 있다고 하기 보다는 맛의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원하는 재료와 방법을 택하면 된다.

이도경씨는 이곳 팔공산에서 나는 산야초를 이용한 집장을 개발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맛보인다는 당찬 계획을 갖고 있다.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경북도에서 운영하는 농민사관학교(군위군 효령면 마시리 소재)에 입학해 1년간의 교육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교육과정 우수 수료자에게 주는 CEO기반구축 사업비 1억8천만원을 덤으로 받았다.

부부는 이 돈으로 사업장 설비투자와 전통주 체험장을 만들어 한밤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체험과 볼거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농민을 위한 배려로 농가공식품 사업에 많은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종 우리농산물을 활용한 향토전통주를 개발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부농으로 이어지는 꿈을 일구며 살아가는 김동엽, 이도경씨 부부의 두 눈에는 희망의 빛이 가득하다.

군위/김대호기자 dh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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