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축부지 주택가 맞닿아 주민들 크게 반발
사전 협의조차 없이 일방적 공사 강행 비난

▲ 선린병원 장례식장 이전·증축 공사 현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부지 이전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의료법인 인산의료재단이 주택가와 맞닿은 선린한방병원 부지에 선린병원 장례식장을 이전·증축하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의)인산의료재단은 규모가 협소하고 낡은 현 선린병원 장례식장을 한방병원 부지 남쪽(옛 테니스장 부지)으로 이전 증축(연면적 2813.4㎡·4층 규모)하기로 하고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15일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증축부지가 주택가와 바로 맞닿았지만 설명회 등 사전 협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고도 최소한의 주민 요구조차 수용하지 않는다며 병원 측의 일방적인 태도를 맹비난하고 있다.

공사가 시작된 후에야 장례식장 증축 사실을 안 주민들은 관계기관에 진정하는 등 표면적인 반대 움직임에 나섰고 병원 측은 지난달 30일 뒤늦게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현 장례식장 확장 및 리모델링, 현 선린병원 타워 주차장, 선린병원-한방병원 사이의 병원 측 매입 부지, 한방병원 북쪽 주차장 등 네 곳에 장례식장을 이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자 주민들은 13일부터 한방병원 인근에서 반대 집회를 시작했으며 이날 포항시를 항의 방문했다.

공사 현장과 불과 담 하나를 둔 주택에 사는 한 주민은 “장례식장과 집 사이에 담벼락 하나가 고작이다. 주택 대부분이 장례식장과 바로 맞닿았다”면서 “공사도 공사지만 완공 후 수많은 주민이 매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할 게 뻔하다”고 걱정했다.

공성학 반대대책위 위원장은 “(장례식장)이전·증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주민들의 피해가 적은 부지로 이전하라는 데도 병원 측은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면서 “요즘 세상에 혐오시설을 추진하면서 사전 협의 한 번 안 하는 경우가 어딨느냐.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도심공동화로 극심한 침체를 겪는 동네에 개발은 커녕 장례식장까지 들어서면 그 피해는 죄 없는 주민들만 입게 될 것이다”고 분개했다.

한편, 주민들은 이날 오후 포항시 건설도시국을 항의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했으며 포항시는 구체적인 주민 요구안이 마련되는 대로 이번 사안의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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