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의 좋은 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중 덤으로 따라오는 건, 남의 잘 쓴 글을 읽다 보면 어떻게 쓰면 되는지 그 방법을 덤으로 얻게 된다는 사실이다. 지피지기해야 백전백승하는 건 글쓰기에도 통용된다. 물론 방법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건 별개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잘 쓰기 위해선 잘 읽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느냐고 묻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너무 많은 답이 있어 답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읽기`이다. 소설가 이승우 역시 `잘 읽어야 잘 쓴다`고 했다. 그처럼 잘 쓰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읽는 것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그들은 `글 쓰는 법` 등에 대해서 어느 누구에게도 묻지 않는다. 이미 책 속에서 답을 얻었기 때문에 물을 이유가 없다.

반면에 그런 질문을 자주하는 사람들은 읽어야한다는 생각에 앞서, 쓰는 데 관심을 더 쏟는 이들이다. 쓰고 싶다는 다급한 열망이, 읽어야 한다는 차분한 여유를 가려버린다.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에 대한 답은 죽을 때까지 얻을 수 없다. 하지만 쓰는 게 먼저 일까, 읽는 게 먼저 일까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잘 된 글 안에 잘 쓰는 법이 있다. 읽기 훈련이 잘 된 이들이 잘 쓸 수밖에 없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자. 잘 쓰는 방법을 안다고 해서 아무나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쓰는 행위 자체는 인내심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른 예술에 비해 재능이 덜 따라줘도 극복할 수 있는 게 글쓰기다. 한데, 약간의 재능만 필요한데도 글쓰기가 제대로 안 되는 것은 왜일까? 약간의 재능만 필요한 대신 아주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약간의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자책만 늘어 간다면 될 턱이 있나.

자문자답해본다. 글 잘 쓰고 싶은가? 깊이, 섬세하게 읽어라. 그런 뒤엔, 엉덩이 붙이고 군말 없이 써라. 단, 글은 머리가 아니라 손으로 쓴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김살로메(소설가)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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