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신년 화두는 `귀농·귀촌`
⑵ 고령 한팜농원 류재천 대표

“요즘은 귀농귀촌교육을 많이 해줍니다. 정착자금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귀농하시는 분들은 이런 교육들을 잘 이용하고 경제력에 맞는 규모부터 시작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고령 한팜농원 류재천(50세) 대표는 준비된 자만이 성공한다며 귀농인들 간에 교류를 자주 갖고 의지할 인맥구축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분들은 새마을 부녀회 등 여러봉사단체를 통해 사람도 사귀고 취미활동도 하면 좋은 정보를 얻고 정착과정의 외로움을 줄일 수 있는 길임을 강조했다. 물론 취미활동을 곁들이면 더 좋다. 그는 농민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로 농산물유통을 꼽았다.

친환경으로 농사만 잘 지으면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농사만 잘 지어서는 안 되며 판매도 잘해야 살 수 있으며 앞으로는 SNS를 통한 마케팅을 적극 활용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내가 생산한 농산물은 확신을 갖고 내가 판매하겠다는 그런 마음, 제대로 된 물건만 팔겠다는 그런 자세와 마음 가짐도 제대로 된 친환경농산물 유통구조가 확립되지않으면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 완숙토마토를 수확하고 있는 부인 박순선씨.

- 귀농 동기는.

고령군 덕곡면으로 2004년 아내 박순선씨와 자식 3명과 함께 귀농한 한팜농원 류재천(50세) 대표는 시설하우스 1천300평에서 생산하는 토마토, 오이 등은 모두 유기농산물인증을 받았고 또 토마토 쨈, 딸기 쨈은 농산물 유기가공식품인증을 받아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성공적 귀농인이다. 류 대표는 대구에서 태어나 자라오면서 항상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었다며 농대 졸업 후 농업과 관련된 미생물 제조회사인 (주)한바이오 회사에 근무하며 어려움에 처한 농촌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농가에서 친환경농업을 성공적으로 재배하기 위해서는 병해충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배 대표는 대학원에 진학해 생명공학(논문: 식물병해 방제용 미생물농약의 제제 화에 관한 연구)을 전공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 많은 농가들에게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도록 기술 지도를 했다.

그동안 미생물관련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해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은 농민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소신으로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신선한 농산물을 생산 공급과 제값을 받아 혼자만이 아닌 주변농가와 농촌도 잘 살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귀농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귀농준비, 실행, 정착 시 어려움 어덯게 이겨냈나.

류 대표는 귀농준비를 하는 3년동안 어려움도 많았다. 귀농 준비 당시 귀농에 대한 자료가 별로 없었고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귀농을 결심한 뒤 영천에서 유기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6개월간 출퇴근과 숙식을 하며 경운기, 관리기, 트랙터 등 농기계 사용법과 시설내의 이랑 만들기, 모종심기, 물 관리 및 작물수확 등 작물재배에 관해 사전에 충분히 습득했다. 그러나 막상 귀농 첫 해 농사를 지으면서 이론과 현실은 너무 다른 것을 몸으로 체험했으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 주변에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를 찾아다니며 `모르는 것은 창피한일이 아니다,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 어리석다`는 생각으로 궁금한 점을 묻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그 결과 영농법을 하나하나 체득을 하여 해가 거듭할수록 실패 요인이 줄어 현재는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역주민들과 관계 형성 비법 있나.

사돈이 논사면 배 아프다는 말이 있듯이 처음에는 주변의 농민들이 경쟁의 눈빛으로 지켜보지만 마을 일에 항상 솔선수범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수시로 동네 어른들이 계시는 노인정을 찾아 인사드리는 노력이 필요하고 작목반이나 영농조합법인에 조합원으로 가입해 자신 말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자세와 희생하는 정신으로 주민들에게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 귀농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귀농해 얻은 것으로 류 대표는 우선 빠르게 돌아가는 도심에서 찌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된 점을 들었다. 류 대표는 농민도 열심히 하면 잘 살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으나 농사일은 생물이다 보니 작물이 있을 때는 항상 붙어 있어야하기 때문에 도심의 친구들과의 교류가 줄어들고 이제는 도시보다는 현재의 나의 농촌이 생활의 터전이고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안정적 귀농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을 든다면.

많은 기대를 가지고 귀농한 뒤 첫 농사를 지어보면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나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또 하나하나 헤쳐 나가면 농사의 참맛을 알 수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쳐 나아가면서 매일 영농일지를 적어가면 시간이 지날수록 훌륭한 농사지침서가 되고, 주변의 선도농업인을 찾아다니며 궁금증과 어려운 점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상의하며 자문을 구해 나의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류재천, 박순선 부부가 토마토 유인작업을 하고있다.

-귀농후 가장 두려운건 뭔가.

귀농 후 2번의 재해를 경험한 류 대표 부부는 힘들게 쌓아온 재산과 시설물들이 재해로 인해 한꺼번에 떠내려 갈 수 있다며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 진다고 했다. 태풍 산바때 피해복구을 도와주신 곽용환군수, 기술센터신노우소장, 김길수과장, 임유호덕곡면면장, 이호현상담소장, 많은분들께 다시 한번 정말 감사를 드린다.

-농산물을 가공하게 된 이유는.

안전한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면 판로는 문제없는 줄 알았는데 친환경농산물을 직접경매하는 공판장이 없어 직거래 하고남은 농산물을 가공유통하기 위해 시설을 갖추고 딸기, 토마토 쨈과 쥬스를 생산하고 있다.

- 귀농 희망자들에게 한마디 하면….

귀농 투자자금은 많든 적든 정해져 있으므로 농업으로서의 소득이 보장되기 전에는 한정된 자금에서 지출만 이뤄지고 귀농후 계획한 일을 확대하고자할 때 자금이 소진돼 부족한 경우가 많이 발생하므로 한정된 자금을 아껴 두었다가 필요한 시점에 효율적인 집행을 하는게 중요하다.


- 현재 도움이 필요 한 것은.

앞으로 농업은 이상기후 때문에 시설재배에 의한 과학영농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재배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연동하우스가 필요하다는 류 대표는 많은 비용이 소요돼 새로운 개념의 시설도입을 위해 고령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농산물 가공사업 기술축적으로 대외적으로 유기가공식품인증으로서의 인지도와 대형유통에서 납품의뢰를 받지만 열악한 시설로 인해 구매를 꺼린다며 수출과 대형유통 등에 판매할 수 있도록 HACCP 가공시설의 지원이 절실하다 것을 빼놓지 않았다.

수입 하겠다는 의향을 비쳤던 일본바이어도 현장 실사로 무산되고, 서울 롯데 백화점서 유기토마토쨈,딸기쨈을 전시판매하겠다는 제의가 들어왔지만 열악한 시설 때문에 또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HACCP 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다. 아무리 제품이 마음에 들어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수출과 백화점 전시판매는 어렵다는 이유다.

류 대표는 HACCP 시설투자로 가공공장도 번창하고 체험농장도 제대로 활용 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고령/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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