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무슬림·힌두교도 싫어서” 증오범죄

▲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퀸스 써니사이드 40번가 지하철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한 남자가 뒤에 있던 여자가 갑자기 떠미는 바람에 선로로 추락해 들어오던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뉴욕시 경찰이 제공한 사건 용의자의 스케치. 경찰은 한 시민의 제보로 에리카 메넨데즈를 29일 용의자로 체포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지하철역에서 선로 아래로 사람을 떼밀어 숨지게 한 피의자가 검거돼 `증오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7일 뉴욕 퀸스 써니사이드의 40번가 지하철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남성을 떼밀어 숨지게 한 에리카 메넨데즈(31)는 2급 살인에 해당하는 증오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고 리처드 A. 브라운 검사가 이날 밝혔다.

메넨데즈의 범행 동기는 9·11테러에 대한 보복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브라운 검사에 따르면 메넨데즈는 경찰 진술에서 “내가 무슬림을 선로 아래로 밀쳤다. 그들이 트윈타워(세계무역센터)를 파괴한 2001년부터 내가 무슬림과 힌두교도들을 증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메넨데즈는 무슬림과 힌두교 신자를 하나로 여겨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피해자인 수난도 센(46)은 인도 태생으로 힌두교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파악됐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퀸스의 40번가 지하철역에서 통근객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이 역에서 한 남성이 떼밀려 지하철 선로로 추락,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브라운 검사는 성명에서 “피의자가 한 혐오성 발언들과 이를 통해 촉발된 행동은 시민사회에서 절대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TV를 통해 메넨데즈의 얼굴을 본 시민이 브루클린에서 그녀를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해 검거했다.

뉴욕에서는 이달 들어 지하철역에서 떼밀려 사망하는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한국인 한기석(58) 씨가 한 흑인 남성에게 떼밀려 열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한 씨를 떼민 나임 데이비스(30)는 `고의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