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고분공원 대릉원에는 지난 73년 발굴 당시 신라시대 관식 2점과 함께 '천마'가 그려진 장니가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북방 유목민의 상징과도 같은 말이 유독 신라의 고분 부장품으로 발견된 내력은 무엇일까, 또 천마는 어디서 왔을까.

향토사학자 이진락 서라벌대 교수는 천마의 유래와 관련해 중국에서 발견된 한 유물에 주목한다.

지난 77년 발굴된 중국 간쑤성 주취안시의 정가갑 5호 고분 벽화에 '천마'가 그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 천마는 유려한 몸매에 구름을 주위에 두르고 하늘을 날아가는 형상인데 천마총 장니의 천마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가졌다.

이 교수는 "드넓은 중국땅에서 오로지 주취안시의 고분벽화에만 천마그림이 나왔다"며 "그리고 신라 서라벌 천마총에서 천마도가 발견된 것은 고대 두 도시간 문화교류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주취안시는 중국 만리장성의 서쪽 끝에 위치해 역사에서 말하는 위진남북조시대 5호16국의 하나였던 서량국의 수도였다.

이 교수는 "주취안 일대가 실크로드의 관문이었고 서량국은 신라와 문화적 교류관계가 활발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정가갑고분의 천마와 천마총의 천마는 아마도 같은 뿌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라시조 박혁거세의 탄강설화 중 나정우물가에서 하늘로 날아간 백마와 천마총 천마를 볼 때 신라건국에서 북방 유목민족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주/황성호기자 shhwa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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