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하게 진행되지만/소리의 크기만 한/시간의 길이만 한/열매가 익고 있다./생각에 생각을 더할수록/탑은 더 높아져 가고/신뢰와 우정은/언덕을 만들고/산도 만들고/이해와 배려는/강물처럼 흘러/바다에 이른다./열매보다 귀한/마음이 영근다./미래가 영근다.

이 시는 교학사 발간 교육과학기술부 검정 `중학교 생활국어 3-1` 5단원 토의하기 편에 나오는 서태일(62·사진)의 어떤 토의다.

울산대학교(총장 이철) 서태일 교수의 시(詩) `어떤 토의`가 중학교 교과서에 게재됐다고 최근 밝혔다.

작가인 서 씨는 알루미늄 압연제품 생산의 세계적 기업인 노벨리스코리아 울산공장 공장장을 지낸 뒤 현재 울산대학교 첨단소재공학부 산학협력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문 시인이 아닌 평생 산업현장 종사자의 작품이 검인정 교과서에 실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시는 서 교수가 노벨리스코리아 말레이시아공장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06년 7월, 토론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한 뒤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과정을 보면서 만든 것이다.

서태일 교수는 “세계화시대 지금의 청소년들은 토의로 소통하면서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자질을 쌓아야 한다”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시를 통해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도 키워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과서에 마음이 영그는 토의라는 제목으로 실린 이 시는 한국복사전송권협회가 서 교수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taeilseo)에 실린 것을 교과용 도서 저작물로 게재한 것이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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