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본존불상 조형의 비법은 비대칭의 절묘한 조화에 있었습니다.”

국보 제24호 석굴암 본존불상 석가여래불의 신비한 미소가 동국대 경주캠퍼스 손연칠 교수에 의해 최초로 재현됐다.

3일 손 교수에 따르면 석굴암 본존불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특출한 조형기법으로 제작됐으며 이 불상은 철저히 좌우 비대칭으로 조각돼 비대칭의 조화를 이룬 불멸의 작품으로 평가됐다.

손 교수는 이에 따라 지난 3년 간 석굴암 본존불 재현작업에 매달린 끝에 최근 원형의 3분의 1 크기인 높이 1m20㎝로 청동주물을 만들어 금박을 입힌 작품을 완성, 이날 서울 가나아트에서 개막한 불교미술대전에 출품했다.

그는 “지난 30여 년 간 일반 사찰을 비롯해 수많은 작가들이 본존불 재현작업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모조를 통한 연구를 계속하며 실패를 거듭하던 중 1년 반 만에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술회했다.

앉은 자세의 본존불은 좌우 무릎의 크기와 높이가 다르며 어깨 높이와 크기, 머리 나발의 숫자와 양감이 서로 다르다는 것.

얼굴에서도 이마 높이와 넓이가 차이나며 눈썹의 휘는 각도와 길이, 눈 크기와 눈동자 표현도 좌우가 달라 다른 나라의 어떤 불상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양식을 취하고 있다.

손 교수는 “석굴암의 비대칭 조형 비법은 천재적 인간만이 추구할 수 있는 최고 의 걸작으로서 뒷 벽면에 조각된 연화두광의 연꽃 조각까지 시각적 차이를 감안해 달리 조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굴암에 관한 300여편의 논문 중 비대칭의 특질에 관한 글은 없다”며 “아마도 많은 이가 이런 특수성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간과해 재현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손 교수는 “지금까지 본존불이 동해 대왕암을 바라본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으나 불상이 집중하는 시선은 어디까지나 예배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본존불을 측면에서 보면 이마에서 코끝까지 직선으로 이뤄진 수직선이 지표와 90도 각도를 이룬다”며 “치밀히 의도된 좌대 높이와 함께 뒷면의 두광이 예배자에게 정지되는 지점을 분명히 주시한다”고 설명했다.

또 “창건자 김대성이 예배자에게 시선을 집중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본존불은 불법에 귀의한 예배자에게, 현세의 중생들에게 초점이 주어졌다는 불교의 현세관에 주안점을 맞춰야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경주/황성호기자

    황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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