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대국 부상으로 美 위협
동북아시아 영토 분쟁·북핵 문제 등 국제 현안 리더십 발휘 관심

▲ 2012 미국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귀임하기 위해 7일(현지시간) 시카고 국제공항에서 부인 미셸(오른쪽), 두딸 사샤와 말리아 등 가족과 함께 전용기 `에어포스 원`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집권 2기를 맞게 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제사회에 대한 리더십은 많은 난제와 함께 변화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소련이 붕괴하고 나서 사실상 세계 권력을 독점했던 미국의 리더십은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위협받고 있으며 중동의 불안, 동북아시아의 영토 분쟁, 이란과 북한 핵 문제 등 주요 국제 현안에서 이전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중국의 정권 교체가 이뤄지고 일본도 조기 총선을 통해 권력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등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는 변화 속에 국제 문제를 해결해야 돼 이전보다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과 리더십 경쟁 불가피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에 가장 큰 도전은 중국이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된 중국은 국력에 걸맞은 대접을 미국에 요구했다. 과거의 중국이 아니라 주요 2개국(G2)으로서 국제 문제를 해결할 동반자로 인정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대선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까지 가세해 중국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의 집권 이후 대미(對美) 전략을 어떤 방향으로 수립할지 확실하지 않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만큼 새로운 집권 체제가 출범하면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혁명 원로의 아들인 시진핑이 후진타오(胡錦濤)보다 훨씬 군부에 가까운 인물이라면서 최고지도자로서 정치적 파워와 군부 내 영향력이 합쳐지면 미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외교 전략의 중심축을 중동과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는 할 생각이어서 미국에 대한 중국의 견제는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중국 문제를 담당했던 크리스토퍼 존슨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수석 고문은 “시진핑이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현재처럼 유지할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킬 구체적인 조치를 할지, 더 대결적인 국면으로 이끌고 갈지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권력을 교체한 중국의 태도에 따라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도전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러·일·중동 미국 리더십 변수

중국 이외에 일본과 러시아도 오바마의 국제 리더십을 위협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본은 중국 및 한국과 영토 분쟁을 유발한 이후 갈수록 우경화하면서 아시아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연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되는 총선으로 극우 세력이 집권하면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입장은 더욱 곤혹스러워진다.

러시아는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고 독재 정권을 압박했던 중동의 새로운 정부도 미국이 상대하기 만만치 않다.

`아랍의 봄`이라는 초유의 중동 사태를 맞이해서도 시민의 자유ㆍ민주화 염원을 지원했고, 구체적으로 이집트와 시리아, 리비아의 독재정권을 압박했다.

2년 가까이 지속하는 시리아 유혈 사태, 이란 핵 문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등 여러 현안에 더해 `아랍의 봄`으로 친미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난 후 반미 성향의 이슬람주의자들이 세력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협력 봉쇄로 리더십 유지 노력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국의 권력 교체기를 맞아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도전에 협력을 우선하는 기존 정책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첫 임기를 시작하면서도 미국 만의 일방주의를 지양하고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많은 주요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는 분위기였던 만큼 미국이 기존의 협력 정책을 유지하고 중국과의 협조적인 관계를 만든다면 국제 사회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위기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도 이런 협력의 구체적 방안 중 하나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권력의 분배를 요구하는 중국에 협력과 봉쇄라는 기존의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3차 TV토론에서 “중국이 규칙을 따른다면 국제사회에서 잠재적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강대국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면 협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견제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