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모래는 원래 하천에 의해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거나 빙하기에 해수면이 100m 이상 낮았을 때 바닷가에서 형성된 바닷가 모래가 대륙붕에 남아 있다가 간빙기가 되어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바다 밑에 남아 있던 모래들이 해류에 의해 육지방향으로 이동되고, 연안에 따라 흐르는 연안류와 파도에 의한 침식과 퇴적작용으로 이루어진다.
국토해양부는 제1차 연안통합관리계획(2000년~2010년)을 평가하고,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여러 자연재해 등을 반영한 제2차 계획 (2011년~2021년)을 오는 10월27일에 고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를 실행하고 연구할 전문 연구기관이 없다.
해안침식에 관한 연구를 위해서는 장기간의 관측과 이를 토대로 한 모델을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래의 이동과 침식을 이해하고 장단점을 보완해 해결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이다. 특히, 지역 자연환경을 오랫동안 연구해 그 지역 특성을 상세히 잘 알고 있는 지역 전문 과학자가 없다. 그래서 전문 과학자가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전문연구기관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 관련부처 내에 연안침식을 전담·관리하고,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전문 연구 조직은 없다.
미국은 육군 공병대가 해안보존의 책임을 지고 있으며, 전문 연구기관을 두어 중·장기적 대책과 방안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다른 선진국들 또한 관련법규나 여러 관리제도를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이를 뒷받침하는 전문 연구기관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서 해수면의 상승으로 바닷가 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그 결과로 바닷가 모래의 유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나라 해안선의 길이는 약 1만3천500km이며, 육지의 해안선은 이 중 50%가 넘는다. 경상북도의 경우에는 해안선의 길이가 총 428km인데, 그 중 자연 상태의 해안선이 346km이다. 특히 울진군의 해안선은 101km인데, 청정 자연 해안선은 82km로, 경상북도에서 제일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2010년 12월 발표한 `동해안권 발전종합계획`에 따르면, 에너지 산업벨트 구축 사업과 국제관광 거점기반 조성 등 4개의 전략산업이 있을 뿐 연안환경 보존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울진군은 친환경 농산물 특화 거점인 동시에 해양과학 클러스터가 위치해 있고, 원자력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울진군에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해안침식 전문 연구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지역발전은 물론 국토 환경 보존과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나 경북도, 울진군 정책개발 관련자들의 관심과 검토가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