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물동량 급증 대비 조정 필요성 제기

속보=영일만항이 수심이 낮아 대형 선박이 기피하고 있다는 지적<본지 15일자 1면 보도>에 이어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의 수심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물동량을 고려하면 당장 수심 조정을 하지 않아도 하역에 무리가 없지만, 북한의 경제개방 정책 등에 따라 중국 동북 3성 지역과 러시아 쪽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류업계가 예측하는 물류 흐름은 이렇다. 일본 서해안 항구를 출발한 대형 선박이 중국 동북3성 시장을 위해 구미에서 생산된 전자제품 등을 영일만항에서 선적한 뒤 나진항을 거쳐 러시아를 돌아오는 것이다. 나진항과 러시아에서는 우리나라에 필요한 농산물 등이 선적된다.

현재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가 유지해야 할 수심은 12m. 하지만, 실제 수심은 이보다 낮은 11m 정도다.

영일만항은 애초 2만t급 선박이 입·출항하도록 수심이 12m로 설계됐다. 최대 연 5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가 2008년 고시한 `포항항 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따르면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수요예측센터가 전망한 영일만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1년 22만TEU, 2015년 42만TEU, 2020년 57만TEU다.

하지만, 물류업계는 이같은 전망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항영일신항만(주) 관계자는 “차기 정권의 대북 정책과 북한의 개방 강도에 따라서 단시간에 영일만항이 최대 수혜자가 될 수도 있다”며 “4개의 부두 중 하나 정도는 5만t급 이상의 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도록 15m 정도 수심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선사 관계자들도 수심에 대해서는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6천~8천TEU급 컨테이너 선박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를 수용할 수 없는 항만은 그만큼 설 땅이 좁아지기 마련”이라며 “수심은 인프라보다 중요한 항만 경쟁력의 핵심이다. 중국이 나진항 개발에 힘쓰는 만큼 우리도 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항항만청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론 수심 조정을 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물동량 증가가 예측되는 시점이 되면 수심 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부두 증·개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류 때문에 수심이 얕아진 일반부두와 컨테이너 부두 일부 구간에 대해 준설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현기자

    김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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