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물동량 급증 대비 조정 필요성 제기
현재 물동량을 고려하면 당장 수심 조정을 하지 않아도 하역에 무리가 없지만, 북한의 경제개방 정책 등에 따라 중국 동북 3성 지역과 러시아 쪽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류업계가 예측하는 물류 흐름은 이렇다. 일본 서해안 항구를 출발한 대형 선박이 중국 동북3성 시장을 위해 구미에서 생산된 전자제품 등을 영일만항에서 선적한 뒤 나진항을 거쳐 러시아를 돌아오는 것이다. 나진항과 러시아에서는 우리나라에 필요한 농산물 등이 선적된다.
현재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가 유지해야 할 수심은 12m. 하지만, 실제 수심은 이보다 낮은 11m 정도다.
영일만항은 애초 2만t급 선박이 입·출항하도록 수심이 12m로 설계됐다. 최대 연 5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가 2008년 고시한 `포항항 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따르면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수요예측센터가 전망한 영일만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1년 22만TEU, 2015년 42만TEU, 2020년 57만TEU다.
하지만, 물류업계는 이같은 전망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항영일신항만(주) 관계자는 “차기 정권의 대북 정책과 북한의 개방 강도에 따라서 단시간에 영일만항이 최대 수혜자가 될 수도 있다”며 “4개의 부두 중 하나 정도는 5만t급 이상의 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도록 15m 정도 수심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선사 관계자들도 수심에 대해서는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6천~8천TEU급 컨테이너 선박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를 수용할 수 없는 항만은 그만큼 설 땅이 좁아지기 마련”이라며 “수심은 인프라보다 중요한 항만 경쟁력의 핵심이다. 중국이 나진항 개발에 힘쓰는 만큼 우리도 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항항만청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론 수심 조정을 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물동량 증가가 예측되는 시점이 되면 수심 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부두 증·개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류 때문에 수심이 얕아진 일반부두와 컨테이너 부두 일부 구간에 대해 준설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