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에서 패한 일본의 최고 통치권자로서 7년간 군정책임을 맡았던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은 일찍이 “일본인의 정신적 연령은 열두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국인들만 모인 자리에서 보도 않는 조건으로 말한 것이 새어나와 일본인들의 격렬한 분노를 폭발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일시적으로 이 말 때문에 일본인들의 비난은 받았지만 인기에 크게 손상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아르헨티나의 대사를 역임했던 일본 외교관 가와사끼 이찌로의 평가다. `일본을 벗긴다`는 그의 저서에서 일본인들은 맥아더 장군을 하나의 정복자로 보기 보다는 잊지 못할 은인으로 대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가와사끼는 맥아더의 이같은 평가에 대체로 동의하면서 그 이유의 하나로 후지산에 대한 일본인의 인식을 들고 있다. 일본인은 후지산이 세계에서 가장 장엄한 산일 것으로 생각하고,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후지산을 가봤느냐”고 묻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후지산보다 못잖거나 더 장엄한 산들이 이 세상에는 많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까닭에 그런 인식을 갖는다고 했다. 가와사끼는 이같은 인식이 일본인의 어리고 어리석은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았다.
2차대전의 패배는 한마디로 제국주의와 파쇼독재의 패배였다. 그것은 동시에 평화와 민주와 약소국의 해방이 승리한 전쟁이었다. 그러나 아직 일본은 제국주의 시대에 저질렀던 한국여성에 대한 성노예강요, 강제징용 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한국침략초기에 강제수탈의 대상으로 삼았던 독도를 지금도 자신들의 영토로 탈취하기 위한 야욕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고, 일본 군국주의의 최고 책임자 일왕은 한국민에게 저지른 이 모든 만행과 가해행위를 사과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일본이 마음속으로 2차대전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평화와 민주와 약소국 해방의 정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일본패전일 8월15일 무렵 한국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사과 요구, 중국인들의 댜오위다오(센가쿠) 상륙, 러시아 군함의 쿠릴열도 순방과 그에 앞선 미국의 성노예 사과요구 결의 등은 일본의 그러한 시대착오적 치기에 대한 주변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일본은 세계인들로부터 정신연령 미숙의 왕따에서 벗어나려면 다시 한 번 패전의 참상을 상기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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