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통화스와프 협정 재검토 보도… 드라마·K-POP도 위축 우려

증폭되는 한일 외교 갈등의 영향이 경제와 한류 등 전방위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경제 보복으로 한일 정상이 합의한 통화스와프 협정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양국 관광업계와 항공업계는 여행자 수 감소로 경영 타격을 걱정하고 있다.

일본에서 정점을 찍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드라마와 K-POP을 중심으로 한 한류의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 日 한국에 경제 보복?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일본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의 사과 요구에 대한 대응책으로 통화스와프 협정의 재검토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일본이 정상 간 셔틀외교의 일시 중단에 뒤이어 경제 보복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이 대통령이 작년 10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금융위기 시 상호 지원할 수 있는 통화 규모를 13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는 금융위기에 취약한 한국에 더 절실한 것으로 일본은 당시 한국의 금융 안정이 일본의 경제 안정에 부합한다는 판단에 따라 통화스와프의 규모 확대에 응했다.

일본이 통화스와프 규모의 축소로 대응할 경우 외환위기에 취약한 한국에 타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한국과의 `경제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실행까지 나아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양국 외교 관계의 악화가 장기화할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경제 협력 전반에도 충격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기업 활동의 위축도 당장 현실화하고 있다. 일본의 미쓰이스미토모카드는 하나SK카드와 제휴해 일본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선불카드를 9월에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최근의 한일 관계 악화를 고려해 연내로 늦췄다.

양국의 항공업계와 관광업계도 한일 갈등이 관광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여행자가 감소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 한류에 악영향 우려

일본의 위성TV인 BS닛폰과 BS재팬은 배우 송일국이 출연한 한국 드라마 `신이라 불린 사나이` 방영을 연기하기로 했다.

BS닛폰과 BS재팬은 위성방송을 통해 21일 첫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었지만 광복절 독도 수영횡단 행사에 참여한 송일국이 나오는 드라마를 상영하면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방송사의 결정은 한국 드라마를 활발하게 방영하고 있는 다른 방송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에 일본 활동을 예정하고 있는 한국 K-POP 스타들의 공연이나 이벤트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우익의 결속력도 한 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우익은 과거 `독도 수호천사`를 이유로 김태희의 일본 활동을 중단시킨 전례가 있다. 따라서 이들이 조직적으로 한류 공연의 방해에 나설 경우 안정화에 접어든 일본 한류가 타격을 받을수도 있다.

일본 쇼핑객과 여행자들로 흥청대는 도쿄의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新大久保)의 한인 상가는 고객 감소로 매출에 영향을 받지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류에 밝은 한 일본 전문가는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외교 갈등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단기적으로는 한류에 위협이 되지않을수 있지만 외교 대치가 장기화하고 일본 국민의 정서가 영향을 받을 경우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관광공사 도쿄 지사 관계자는 “7월 말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가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한일 외교 갈등이 장기화하면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