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상원이 8일(현지시간) 국영 매체의 편집장을 직접 임명하면서, 언론이 이슬람주의자들의 권력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원에 해당하는 이집트 슈라위원회는 이날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인 알 아흐람을 비롯한 국영 신문들의 편집장 50명을 새로 임명했다.

슈라위원회는 지난 선거에서 최대 이슬람단체 무슬림형제단이 압승한 이후 이슬람정당이 장악하고 있다.

국영 신문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정부의 대변지 구실을 해왔다.

현재 이집트 언론인노조는 슈라위원회가 언론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부분 파업을 선언했다.

이번에 임명된 편집장 중 일부는 이슬람 성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 아흐람의 편집장에 임명된 압델 나세르 살라마의 경우 2010년 기독교에 반대하는 내용의 선동적인 칼럼을 써 정직당한 바 있다. 그는 또 무바라크 정권을 무너뜨린 시민봉기를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를 여러 차례 썼고, 시위 참가자들을 돈에 매수된 폭력배들이라고 묘사했다.

또 신문 알 고무리아의 편집장으로 임명된 카말 압델 레힘은 2009년 한 TV쇼에 출연해 함께 나온 바하이교 여성에게 `신앙심이 없으니 죽임을 당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인권단체들의 뭇매를 맞았다.

한편, 이슬람주의자인 새 정보장관은 이날 국영 언론들에 이스라엘인 평론가와 인터뷰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