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호 해임 후 조치… 예정된 수순

북한은 1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공화국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고 북한매체들이 일제히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은 이날 낮 12시 `중대보도`를 통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칭호를 수여할 것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의 중대보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후 7개월 만이다.

이날 결정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의로 나왔다. 북한군의 장성계급은 소장-중장-상장-대장-차수-원수-대원수로 구분된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중대보도 예고까지 해가며 김 1위원장에 대한 원수 칭호 수여 소식을 전한 것은 유일지배 체제의 최고지도자로서 그의 위상을 다시 한번 과시하면서 권력 장악력을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원수 칭호 수여` 발표 시점을 놓고 보면 군부 핵심실세로 꼽히던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으로 어수선해졌을 군부내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의도도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도 차수 안 거치고 바로 원수가 됐다”며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이자 당 중앙군사위원장인 만큼 원수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어차피 예정된 수순이며 이상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매우 상징적인 조치”라며 “리영호 사태 전후로 북한 전체에 대한 김정은의 장악력을 확고히 한다는 측면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0년 9월 열린 제3차 당 대표자회에서 대장 칭호를 받은 김 1위원장은 불과 2년 만에 두 단계 승진한 셈이다.

과거 호위사령관 등을 지낸 리을설 역시 원수 계급장을 달고 있지만 북한을 대표한다는 의미가 담긴 `공화국 원수`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은 39살이던 1953년 2월 원수 칭호를 받았고 사망하기 2년 전인 1992년 대원수에 추대됐다. 50살이던 1992년 원수 칭호를 받은 김정일 위원장은 사후 대원수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