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과 제주서 검거한 범죄자의 유전자 일치

DNA채취로 6년전의 범인이 검거됐다. 더욱 기가 막힌 건 범인 중 한명은 일란성 쌍둥이 동생으로 밝혀져 하마터면 미제 사건으로 남을 법한 사건이 과학수사와 경찰관의 끈질긴 추적 끝에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 것.

사건은 6년전인 지난 2006년 8월7일 오전 3시45분에 발생했다. 제주지역 동네 선후배인 현모(당시 나이 30세), 오모(당시나이 33세)씨는 대구시 서구의 한 오락실에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간 후 흉기로 오락실 종업원 유모(당시 30세)씨의 머리를 때리고 전선줄로 몸을 결박했다.

이후 오락실 안에 있던 현금 670만원과 5천원권 문화상품권 800여장(1천70만원상당)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이 때 범행현장 주변에 있던 담배꽁초를 수거해 유전자를 채취해 뒀다. 이들은 이후 6년여동안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범인의 단서가 포착됐다.

지난해 8월 절도죄로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된 오모(일란성 쌍둥이 형)씨의 유전자가 당시 담배꽁초에 묻어 있던 유전자와 일치한다고 국과수에서 연락이 온 것. 이에 대구서부서 형사팀은 서울에 있는 오씨를 다그쳤고, 오씨는 당시에 다른 범죄로 구치소에 있었다며 범행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를 이상히 여긴 경찰은 오씨가 일란성 쌍둥이 형임을 알게됐고, 당시 범행을 했던 동생 오씨를 확인한 것. 이때 동생 오씨는 다른 범행으로 제주에서 이미 검거된 상태. 서부서는 제주에서 동생 오씨를 추궁해 범행을 자백받았고, 공범인 현씨를 서울 PC방에서 검거해 17일 함께 구속했다. 현씨는 당시 범행이후 신분의 불안을 느껴 중국으로 가 7~8개월간 도피하는 등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였다고 경찰은 말했다.

서부서 강력팀 조효영 경위는 “완전범죄는 있을 수 없다는 게 이번에 증명됐다”며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가 같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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