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여야 대선주자를 선출하는 경선레이스가 21일부터 30일 기간으로 본격 시작된다. 이미 새누리당의 후보는 1강4약의 후보구도 속에 박근혜 후보의 대세론이 유력시되고 있으나 민주당은 문재인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군소후보들이 난립해 문 후보의 지지세를 역전시킬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올해의 대선 후보 구도는 여야의 당내경선만으로 결정될 것인지 현재로서는 매우 불투명하다. 침묵속에 대선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아직 출마선언을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원장이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가 끝난후 민주당 후보지명자와 다시 경선해서 후보단일화를 할 것인지, 그럴 경우 누가 단일 후보로 선출될 것인지, 아니면 안원장이 무소속으로 단독 출마함으로써 여야 후보와 안원장이 경합하는 3강선거전을 펼칠지 현재로는 알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안 원장이 출마를 하지 않고 여야 어떤 후보도 돕지 않든가, 아니면 야당후보와 공동정부를 약속하며 야당후보를 돕는 경우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앞으로 대통령 선거일까지 약 5개월, 그러나 대선후보는 새누리당의 경우만 가시권에 들어오고, 야권은 불투명한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

이렇게 민주당 후보경선의 혼전과 안철수 원장의 변수로 국민들은 자칫 얼마 남지 않은 대선 투표일까지 중요한 대통령 후보의 검증보다 후보경선 문제에 정신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부 언론들과 정체불명의 정치평론가란 사람들은 대선후보 경선 흥행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있어 대선을 무슨 야구나 축구시합 같은 구경거리처럼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대통령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경선과정에서 선두주자와 후순위주자간에 치열한 경쟁에서 순위가 바뀌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면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인기몰이에 능숙한 주자가 반드시 대통령 후보로서 자질이 우수한 것은 아니다. 호감가는 표정과 그럴듯한 언변으로 국민앞에 나서는 예비후보를 반드시 자질과 경륜이 뛰어난 후보로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흥미를 도외시할 수는 없다 해도 자질과 경륜을 검증하는 작업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비후보군 가운데 출마움직임은 보이면서 출마여부에 확실한 의중을 밝히지 않고 있는 안철수 원장의 경우는 투표일에 임박해 출마선언을 한다면 검증이 불충분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도 대통령 예비후보군에 대한 여론조사는 광의의 정치권에 포함된 인물에 한정했던 것이 언론의 관행이었다. 안 원장의 경우는 첫 여론조사 때까지만해도 국민들의 시야에는 정치권에 들어올 인물로 분류되었다기보다 학자이면서 IT관련 전문가로서 인기가 높은 인물이었다. 이 때문에 언론이 대통령 예비후보로 등장시킨 것은 아주 예외적이었고, 그만큼 그의 정치적 식견이나 경륜, 정치인으로서 자질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안 원장은 다른 대통령후보 예비주자들이 정치권에 진입해서 상당 기간 국민들에게 검증받은 데 비해 아직도 비노출 상태로, 베일에 싸여있다. 이 때문에 현재 지지도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안원장의 인기는 허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 입장에선 그를 선택하는 것은 룰렛 게임만큼 도박일 수 있다.

그러나 흥행적 측면에서는 대박을 낼 수 있다. 안 원장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흥행의 성공은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상대끼리 공방을 진행할 때다. 흥행은 경기자 가운데 센 자가 이기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대통령 선거는 인기 작전으로 승리하는 게임이 되면 국민이 불행해질 수 있다. 선거에서도 경륜이나 자질보다 정치공학적 재능으로 흥행몰이를 할 수 있다. 전문적 응원부대까지 동원하면 더욱 많은 박수를 받게 된다. 이런 대통령선거로 몰아간다면 정말 큰일이다. 흥행보다 후보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데 치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