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장관, 불발탄 제거 지원·투자 확대 약속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미 국무장관으로는 57년 만에 처음으로 라오스를 방문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수도 비엔티안에서 4시간가량 머물면서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와 통룬 시술릿 외교장관과 면담하고 불발탄 제거 지원과 투자 확대 등을 약속했다.

미 국무장관이 아시아 최빈국인 라오스를 방문한 것은 1955년 존 포스터 덜레스 장관 이후 처음이다.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방문은 날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라오스와 인접한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라오스에 3억5천만달러 가량을 지원하며 정치,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베트남전 당시 미국이 라오스에 투하한 폭발물 가운데 아직 남아있는 수백만 개의 불발탄을 제거하는 작업을 돕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베트남전 때 중립국임을 선언한 라오스에 베트콩 보급로를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2억7천만개의 폭탄을 퍼부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과 독일에 투하한 폭탄의 수를 합한 것보다 많은 양으로 이 가운데 30%가량이 아직 불발된 상태로 남아 주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라오스 주민 2만 명 이상이 불발탄이 터져 목숨을 잃었고 이 지역 농업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미국은 불발탄 제거를 위해 올해 900만 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추가 지원을 발표할 계획이다.

클린턴 장관은 “양국이 앞으로 파트너가 되기 위해 과거의 비극적 유산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회담에서 라오스가 추진하는 메콩강 댐 건설계획에 대해선 환경 문제 등을 들며 우려를 표명했다.

메콩강 하류지역 국가들은 메콩강 유역에 대규모 댐을 건설할 경우 환경파괴는 물론 지역주민들의 생계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라오스는 현재 메콩강 댐 건설 프로젝트를 유보한 상태며, 미국은 추가 기금 지원 등을 약속하며 라오스가 댐 건설을 완전히 중단하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과 라오스는 지난 2004년 양국 간 교역을 시작으로 관계를 개선하고 있으며, 특히 라오스는 베트남 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등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