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새로운 정치 선두에 나서야”

▲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대구 경북지역민들에게 구태정치의 폐해를 인식하고 새로운 정치의 선두에 나서줄 것을 바랐다. /연합뉴스

제18대 대통령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각 대선주자들은 저마다의 정책구상 및 공약을 내걸고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본지는 오는 12월 19일 실시되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각 대선주자들에게 정책구상 및 현안, 지역발전 비전 등을 듣는 `대선주자에게 듣는다'란 기획물을 연재한다.

“한풀이식 대통령선거 악순환은 그만
싸움정치 끝내고 이젠 생활정치 할때”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은 가난한 시골 셋방 출신이다.

그의 고향 경기도 성남은 지금 서울 강남에 버금가는 지역이지만 그는 유년기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나무로 불을 때고 돼지를 키우며 자랐다.

그의 고향이 상전벽해가 됐듯이 시골소년이던 그도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하며 재무부에서 14년간 경제관료로서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러던 그는 16대 총선(성남 분당을)에서 당선돼 2002년 대선에서 당시 이회창 후보의 경제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17대 국회의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들어서는 대통령실장을 거친후 새누리당 18대 대통령 경선전에 뛰어들었다.

 

▲ 대선결선투표를 제안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지난 17일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경선 출마가 의외라는 반응이 많은데요?

▲2002년도에 제가 대통령선거를 치르면서 `전쟁하듯 치르는 선거' 이걸 보면서 느낀 게 많았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국민들의 입장에서 국정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중점이 되어야 하는데요. 그것보다는 네거티브가 난무하고 상대방을 상처내서 또 무너뜨려야 되고요. 그러니까 또 이후에는 그 한 때문에 어떻게든 이것을 설욕해야 되겠다고 해서 또 현직 대통령을 공격하고, 또 다시 정권을 잡으면 한풀이를 하고.

국민들은 굉장히 경쟁력이 있고 앞섰는데 이를 곳곳에서 붙잡고 있는 핵심은 고착된 갈등구조입니다. 40년간의 지역갈등, 그 갈등에 절묘하게 자리 잡고 있는 이념갈등. 이런 구태의연한 정치의 틀을 깨지않고서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열어갈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해야 정부도, 기업도, 언론도, 남북관계와 여러 정책도 새로운 틀로 시작할 수 있지요. 이것이 정치인들의 시대적 소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출마하게 됐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중심에 있었는데 공과를 평가한다면.

▲우선 자유 시장 경제 체제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했던 점과 그렇게 해서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공 할 수 있었던 점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불공정한 거래가 공공연하게 있다든가.

또 정책이나 이익이 의도하고 다르게 이익이 부당하게 배분되거나 이런 요소들이 있다면 반드시 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 우리나라가 어떻든 세계 주요국가에 세계적인 새로운 판을 논의할 때 우리가 주도적으로 참석 할 수 있는 위상을 확보한 것은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여러 가지 의견 또 반대하는 의견을 들으면서 이것을 왜 그렇게 할 수 없는지 조금 더 정성껏 설명을 하는 것이 국민들로서는 부족했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데 부족했다는 점은 고쳐야 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전 위원장에 대해 `킹메이커' 역할을 주문하고, 경선 룰에 대한 공개 질문을 던졌는데요.

▲그게 마치 개인을 공격하고 출마하지 마라, 이렇게 얘기한 것처럼 돼서 저도 좀 말씀드려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많은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하면서 저는 말씀을 드린 거예요. 왜 그러냐 하면 한 12년 정치를 한 제가 보면 우리 정치는 집권하지 못하고 야당할 때는 참 한을 품고 있고 또 이 증오심을 갖고 있다가 역전이 돼 정권을 잡으면 한번 해보자면서 그걸 되갚는 악순환의 연속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령 선거 때면 국민들에게도 최선의 어떤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선택이 아니고 좀 최악을 피하는 상대로부터 “우리 당하지 않으려면 이런 사람가야 된다” 하는 그런 구도 속에서 우리 정치가 쭉 연속이 돼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행태가 계속되는 한 우리 나라 정치가 다른 부분에 많은 영향을 주는데 이런 악습을 이번 기회에 끊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정치가 열어 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정말 이 진심으로 저는 그런 소신을 갖게 됐습니다.

-MB정부의 가장 큰 화두는 경제인데 성장과 균형의 적정한 조화에 대한 견해는?.

▲저의 기본적인 입장은 `자율'과 `공정'을 두 축으로 하는 시장친화적인 자유시장주의입니다. 민간 자율성을 최대한 높여 그 속에서 국가발전의 에너지를 찾아야 합니다. 또 자유시장의 부족함을 메우고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 공정이라는 기둥도 튼튼히 지켜내야 합니다. 공정이 경제민주화라는 말로 포장되고 있지만 경제민주화가 자율을 규제해선 안 됩니다. 경제민주화의 기틀은 `갑이 하라고 하면 을이 일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나눌 때도 갑론을박해서 서로 결과에 공감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경제정책 기조에 있어서도 몇 % 성장을 이루느냐에 초점을 두기보단 근로의지가 있는 국민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방점을 두어야 합니다.

조세개편 방향 또한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을 밑바탕으로 성실 납부자에 대한 혜택을 늘려 세금납부를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정당하게 세금을 내지 않는 곳은 찾아내 세원을 확보하는 것이 공정사회에 맞고, 조세정의일 것입니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정치의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임 후보의 견해를 듣고싶다.

▲대구와 경북지역은 광주, 전남 지역과 함께 한국 정치의 중심축입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양 지역간의 계속되는 갈등 또한 한국 사회 발전에 큰 장애가 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만나 본 국민들은 정말 분명하고 강하게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싸움정치 끝내고 생활정치해라”고 말씀하십니다.

동서간의 갈등 및 대결구도와 그 속에 절묘하게 자리 잡은 이념과 이익집단은 합리와 상식에 기초한 생활정치를 불가능하게 해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성 싸움정치 속에서는 모두가 패자입니다. 설령 승자가 된다고 해도 상처만 남고, 패자에겐 적개심만 남게 됩니다. 실제로 소위 영남 정권이 들었섰다고 해서 대구지역이 발전한 것도 아니고, 호남 정권이 들어섰다고 광주 호남지역이 발전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역차별과 차별의 피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정치에 나서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대구 경북지역민들께서 구태정치의 폐해를 인식하시고, 새로운 정치의 선두에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국내외 정세가 긴박하게 변하는 이 시점에 구태의연함에 얽메이지 말고, 미래를 향한 선점전략을 함께 구상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1956년 12월 1일 경기도 성남 출생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16·17·18대 국회의원

▲고용노동부장관(2009. 9~2010.7)

▲대통령실 실장(2010.7~2011.12)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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