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춘양면 의양리 복지회관 내 `새봄아동돌봄센터' 문열어

▲ 새봄아동돌봄센터에서 교사와 아동들이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다.

【봉화】 봉화군 춘양면에서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보경(8·여)이는 학교수업을 마치자마자 새봄아동돌봄센터로 달려간다. 돌봄센터가 생기기 전까지 보경이는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혼자서 빈집을 지켜야 했다. 읍내 생선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할머니가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7시. 서너 시간 동안 무서움을 참으며 할머니를 기다렸던 것이다. 두 돌 무렵부터 보경이를 키운 할머니는 새봄아동돌봄센터 덕분에 큰 시름 하나를 덜게 되었다.

산골마을 조손·한부모·다문화가정 등 자녀들
오후 2~9시까지 교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새봄아동돌봄센터가 지난 16일 춘양면 의양리 복지회관에서 개관했다. 보경이 처럼 보육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돌봄 공간이 산골 마을에 문을 연 것이다.

지난 5월 초부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한국여성재단 지원으로 새봄아동돌봄센터(경북 봉화군 춘양면 의양리)가 보육서비스를 시작했다.

보경이 할머니는 “어린이집에 다닐 땐 여섯 시까지는 애를 봐주었는데 초등학교 보내면서 막막해졌어요. 여자 아이라 걱정이 더 컸는데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라고 기뻐했다.

춘양면과 인근 지역은 임야가 전체 면적의 90%에 이르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농업 수입만으로 생계를 해결하기 어려워 막노동과 농업노동에 의존하는 가구가 많다. 특히 지역 내 마땅한 보육시설이 없어 학령기 자녀가 있는 가정은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봄아동돌봄센터는 조손 가정, 한 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정, 장애부모 가정, 저소득 맞벌이 가정을 대상으로 무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세부터 10세까지 아동 40여명에게 다섯명의 교사가 오후 2시부터 오후 9시까지 부모 역할을 대신한다.

하모니 장수행 공동대표는 “사회적 기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사명감으로 새봄에 오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은 물론 산골마을이 아이를 함께 키우는 돌봄 망을 구축하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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